"수족구병 예방 위해 손 자주 씻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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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족구병이 크게 유행할 가능성이 높다. 수족구병 환자는 만 5세 이하 영·유아가 90% 이상을 차지한다. 평소 위생관리를 청결히 해야 예방할 수 있다. 부산일보 DB

이즈음 어린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걱정거리가 있다. 여름철 아이들에게만 특별히 자주 나타나는 전염성 질환이다. 흔히 피부에 수포(물집)가 생겨 열이 나면서 아파하는 것인데, 잘못하면 아이를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다니 조심에 또 조심할 일이다. 그런데 알아야 할 게 있다. 열이 나고 수포가 생긴다 해서 다 같은 병이 아니라는 것이다. 수족구병, 수두가 특히 그렇다. 증상이 비슷해 서로 혼동되기 쉬워 적절히 대처하기 어렵다. 하지만 각각의 차이점을 숙지하고 있으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 수족구병·수두

주로 손·발·입에 수포 생기는 수족구병
일주일쯤 지나면 저절로 치유
면역력 약한 상태라면 뇌염 등 합병증도

몸통에 전체적으로 수포 생기는 수두
가려움증 심해… 백신 예방 가능
피부 청결하게 유지해 2차 감염 막아야

■손·발·입에 물집이 생긴다면- 수족구병

올 여름 수족구병이 크게 유행할 가능성이 높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5월 19~25일 전국 395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족구병 환자는 1천 명당 10.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8명에 비해 배 이상 높게 나타난 것이다. 전체 환자 중 만 5세 이하 영·유아가 92.1%를 차지했다.

수족구병이라는 이름에서 이미 증상을 짐작할 수 있다. 주로 손(手), 발(足), 입(口·특히 혓바닥)에 팥알 크기만한 수포와 궤양이 생기는 것이다. 간혹 무릎이나 엉덩이에도 생길 수 있다. 바이러스 성 질환이고,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철에 특히 극성을 부린다.

수족구병은 감염 후 3~5일의 잠복기가 지나면 미열, 식욕부진, 콧물, 인후통 같은 증상도 나타난다. 하지만 큰 문제가 없는 한 1주일 정도면 저절로 치유된다. 증상이 심하다 싶어도 해열제나 궤양 치료제로 대부분 좋아진다.

그러나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거나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는 뇌수막염이나 뇌염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져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다. 국내에서도 합병증을 동반한 수족구병으로 해마다 1~2명씩 숨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수족구병에 걸린 아이가 열이 심하거나 자꾸 토하고 목이 뻣뻣해지면 뇌수막염이나 뇌염이 동반된 것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사지위약(팔·다리가 가늘어지고 늘어지면서 힘이 없는 증상) 등 급성 이완성 마비증상을 보이는 경우 시급히 병원을 찾아야 한다.

수족구병은 피부에 수포가 생긴다는 점에서 종종 수두로 오인되는데, 수두는 몸통에 전체적으로 수포가 생기지만 수족구병은 몸통에는 생기지 않는다. 수족구병에 대한 예방접종 백신은 아직 없다.

■온몸에 물집, 몹시도 가렵다면-수두

수두도 수족구병과 마찬가지로 바이러스성 질환이라 전염성이 강하고 발열과 수포가 함께 생긴다. 대부분 1~2주 이내에 자연 치유되는 점도 공통적이다.

그러나 수두는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잠복기도 11~21일로 수족구병보다 길다. 수두는 수포가 몸통에서 시작해 팔과 다리로 번지고, 가려움증도 수두는 심하지만 수족구병은 거의 없는 편이다. 또 수두는 한 번 걸리면 재감염될 가능성이 매우 적지만 수족구병은 몇 번이고 감염이 가능하다.

예방주사가 있다고 해도 그 효과는 80% 수준. 열에 둘 정도는 수두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침 등을 통해 퍼진다. 5~9세 쯤의 아이들에게 잘 발생하고, 전염성이 아주 강하다.

수두에 걸리면 먼저 피부에 반점이 생기고 이는 곧 수포로 바뀐다. 이런 수포가 산발적으로 3~4일간 나타나는데, 먼저 가슴과 배, 몸통 부위에 나타나고 다음으로는 얼굴과 어깨, 맨 나중에는 사지로 퍼져 나간다. 수두로 생기는 수포은 매우 가려우며, 마지막에는 검은 딱지가 생긴다.

수포가 생기면 피부를 청결히 해 2차 세균 감염을 방지해야 한다. 몹시 가려워서 긁기 마련인데 손톱을 짧게 해 피부에 상처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열이 많이 나면 해열제를 먹이지만, 아스피린은 라이증후군(뇌압 상승 등으로 심한 구토와 혼수 상태에 빠져 생명이 위험해지는 질환)의 가능성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최고의 예방법은 손 씻기

바이러스성 질환인 수족구병을 예방하는 데 최선의 방법은 손 씻기다. 대개 손발에 묻은 바이러스를 통해 전염되기 때문에 외출 후에는 반드시 양치질을 하고 비누나 손 소독제를 사용해 손을 자주 깨끗이 씻겨야 한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하고, 물은 반드시 끓여먹여야 한다. 유행기에는 되도록 다른 아이의 장난감은 갖고 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충분한 영양과 휴식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 수두도 예방접종을 맞았다고 해서 안심하지 말고 수족구병과 같은 방법으로 예방에 힘써야 한다.

이와 관련해 질병관리본부는 수족구병 예방수칙을 제시하고서 지켜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올바른 손 씻기의 생활화(엄마와 아기가 함께 외출 전·후, 배변 후, 식사 전·후)

·아이들의 장난감, 놀이기구, 집기 등의 청결(소독) 지켜주기

·수족구병이 의심되면 바로 진료를 받고 타인과 접촉을 최소화하기

·환자의 배설물이 묻은 옷 등은 철저히 세탁하여 타인에게 전파되지 않도록 하기.

임광명 기자 kmyim@busan.com

도움말=김성원 부산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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