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16m 원뿔까지… 크리스마스 트리는 변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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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맞아 부산에 이색 트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광복로 소망 트리.

'하늘에 계신 우리 할아버지 행복하게 해주세요!(석산초 3학년 이민희)'

부산크리스마스 트리문화축제가 한창인 중구 광복로. 화려한 메인트리 못지 않게 밤하늘을 훈훈하게 밝히는 트리가 있다.

광복로 수놓은 소망트리 등
부산에 이색 트리 속속 등장



방문객들의 한 해 소망을 품은 '소망트리'가 그 주인공이다. 광복로 한편에 마련된 12개 소망트리에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카드에 정성껏 써내려간 소망 수천 개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1회 축제 때부터 빠짐없이 등장한 소망트리는 해를 거듭하며 트리축제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해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여서 외국어로 된 소망들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축제 2주 만에 소망트리가 가득 차버려, 주변 일반 트리까지 소망 물결이 번지고 있다. 트리문화축제조직위 정경래 기획실장은 "올해는 소망카드를 5만 장이나 준비했는데 크리스마스를 못 넘기고 다 소진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구포도서관 '책 트리'.
최근 구포도서관 1층 로비에는 '마음의 양식'으로 만든 이색 트리가 등장했다. 도서관 직원들이 이용가치가 떨어진 도서·잡지 1천200여 권을 한 권씩 쌓아올려 '책 트리'가 탄생했다.

높이는 2.4m. 만드는 데만 꼬박 이틀이 걸렸다. 구포도서관 관계자는 "도서관 주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책의 무한한 가치를 다른 시각에서 조명해보기 위해 책 트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다음 달 말까지 전시된 후, 트리에 사용된 책은 선별 작업을 거쳐 마을 작은도서관 등에 기증될 예정이다.

한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부산지역 곳곳에 트리가 세워지면서, 제일 높고 화려한 트리를 향한 경쟁도 뜨겁다.

해운대구는 구남로 일대에 빛축제를 열며 높이 16m짜리 대형 트리를 설치했다. 원뿔형 트리 안팎을 드나들 수 있어 조명빛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구조다.
구남로 16m 대형 트리.
이에 맞서 '빛축제 원조'인 트리문화축제는 메인트리 꼭대기에 2m짜리 대형 별을 달아 17m로 높이를 키웠다. 전통조각보를 본뜬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빛조각이 원뿔 몸통을 둘러싼 형상이다.

이밖에 해운대구 수영로교회 트리는 13m, 사상구 광장로 트리도 9m에 이른다. 송도해수욕장에는 내년 원숭이 해를 맞아 원숭이 장식이 달린 높이 8m의 대형 트리조형물이 설치됐다.

이대진 기자 djr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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