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한국영화 알아본 첫 번째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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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참석차 부산 방문 제롬 파스키에 주한 프랑스 대사

"세계에서 한국 영화(의 저력)를 알아본 첫 번째 나라가 바로 프랑스입니다."

제롬 파스키에(56) 주한 프랑스 대사가 지난 3일 개막한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차 부산을 찾았다. 지난 4일 본사를 방문한 파스키에 대사는 "한국의 중견 영화감독 상당수는 프랑스문화원에서 프랑스 영화를 보면서 영화감독의 꿈을 키웠다고 들었다"며 '영화로 맺어진 한국과 프랑스의 인연'을 강조하며 말문을 열었다.

"이미 20년 전 한국영화 상영 행사
한국영화 대단한 인기 얻고 있어
올 BIFF 단일국가 최다 작 참가

프랑스 경제 상황 개선 고무적
유로존 경제위기 극복 낙관"

파스키에 대사는 "20여 년 전 파리 퐁피두센터가 이미 한국 영화 상영 행사를 열었을 만큼 프랑스에서 한국 영화는 대단한 인기를 얻고 있다"며 "프랑스는 한국 영화를 알아준 첫 나라"라고 말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프랑스는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은 23편(공동제작영화 포함)의 자국 영화를 선보인다.

부산국제영화제는 흔히 '아시아의 칸 영화제'라고도 불린다. 파스키에 대사는 "칸 영화제는 67년이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부산국제영화제는 18년 역사의 젊은 영화제"라며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질 자콥 전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 이용관 현 집행위원장과 티어리 프레모 현 집행위원장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를 넘어 세계적인 영화제로 발돋움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노르웨이, 독일 등 유럽 각국 총선에서는 우파 정권이 잇따라 승리하고 있어 '유럽 정치의 보수 회귀'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파스키에 대사는 "보수 회귀 현상이라 보기에는 복잡한 양상이 내포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고 경제적 어려움은 집권 세력에 대한 심판으로 표출되고 있지만 프랑스 사회당 올랑드 대통령과 독일 기민당 메르켈 총리가 돈독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유럽이 중시하는 가치는 평화와 화해이며 이를 통해 현재의 경제 위기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로존 경제 위기에 대해서는 신중한 낙관론을 내놨다.

파스키에 대사는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지만 프랑스 경제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민총생산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돌아섰고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0.2%로 제시돼 미미하지만 분명 고무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 정부는 현재 2014년 예산안을 준비 중인데 지금껏 생각하지 못한 수준의 긴축이 있을 것"이라며 "성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긴축하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이지만 프랑스 정부는 긴축 재정 뿐만 아니라 연금 개혁,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 등 구조적 개혁도 함께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파스키에 대사는 "중요한 점은 이런 대대적인 개혁이 노사 합의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것"이라며 "단기적인 재정 긴축과 장기적인 구조 개혁이 함께 진행되고 있는 만큼 프랑스의 경제상황은 서서히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년 반 전만 해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은 끝났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았지만 지금도 유로존은 건재하다. 어렵지만 이런 힘겨운 노력을 통해 유로존의 경제 위기도 극복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제롬 파스키에 주한 프랑스 대사는 1988년부터 1992년까지 주한국 문화참사관을 역임했고 주홍콩 총영사, 주크로아티아 특명전권대사 등을 거쳐 지난해 12월 주한 프랑스대사로 부임했다.

강승아 기자 seung@busan.com

사진=강원태 기자 w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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