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식수술 할까 말까 고민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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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등장한 라식수술 기법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려해보는 시력교정을 위한 라식수술. 하지만 야간에 불빛이 번져 보이는 증상, 안구가 건조해지는 증상, 어두운 곳에서 눈이 침침해서 잘 보이지 않는 증상 등이 있다고 해서 꺼리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최근 그런 부작용은 줄이고, 시력교정 효과는 높이는 기법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각막 절편 불편 없앤 '릴렉스 스마일 라식'
신경 손상 최소화 회복시간 빨라
고가 장비 보유한 병원 드물어

'5초 라식'으로 통하는 '옵티 에피 라식'
기존 수술 비해 통증 거의 없어


■회복 빠른 릴렉스 스마일 라식

외국에서 마케팅 회사를 운영하는 S(32·여) 씨. 평소 스쿠버다이빙이나 철인5종, 암벽등반 등 다소 격한 운동을 즐기는데, 고도 근시가 있어 항상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사용해야 한다는 게 너무 불편했다. 고향인 부산에서 라식수술을 받고 싶은데 문제는 짬이 나지 않는다는 것. 사업상 길어야 2주 정도 부산에 머물 수 있기 때문이다. 고도 근시라 라식수술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얘기도 들은 터라 고민이 많다.

`릴렉스 스마일 라식`에서 분리된 각막 실질을 빼내는 모습. 누네빛안과 제공

S 씨의 고민에 대해 누네빛안과 박효순 원장은 '릴렉스 스마일 라식'을 권했다. "무엇보다 회복이 빨라서 빠른 일상 복귀가 필요한 직장인들과 학생들, 특히 취미 생활로 스쿠버나 수영, 등산, 스키 등 격한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수술"이라는 이유에서다. 박 원장은 또 "S 씨의 경우 수술 후 1주 정도의 추적 관찰 후 해외 직장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각막 절편 없어 부작용 적어

일반적으로 기존 라식수술은 각막절삭기나 레이저를 이용해 각막 상피를 잘라 뚜껑처럼 절편을 만드는 첫번째 단계와, 절편을 젖혀 각막 실질(각막 상피 안쪽의 각막 조직) 부위에 엑시머 레이저를 쏘아서 실질 일부를 태워 깍아낸 뒤 절편을 덮는 두 가지 단계로 이뤄진다. 그중 각막의 절편을 만드는 과정에서 환자의 상태나 수술 조건에 따라 안구건조증이나 빛 번짐 등 여러 부작용을 초래하거나 회복 단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런데 독일에서 개발돼 최근 국내에 도입된 '릴렉스 스마일 라식'은 각막 절편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각막 절편을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엑시머 레이저보다 자극이 적은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해 각막 상피 자체에는 손상을 주지 않고 제거해야 될 각막 실질 부분을 렌즈 모양으로 절제한 뒤 각막 상피 아래 부분에 3㎜ 정도의 작은 절개창을 낸 뒤 그곳을 통해 집게처럼 생긴 도구로 잘라낸 실질 부분을 분리해내는 것이다.


■장비 고가라 수술비도 높아

이처럼 각막 절편을 만들지 않고, 또 3㎜ 정도의 작은 절개(기존 라식수술에서는 절편을 만들기 위해 24㎜ 정도 절개해야 한다)만으로 시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각막의 신경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안구건조증이나 빛 번짐 등의 부작용이 줄어드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또 각막에 주는 상처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통증이 적고 회복시간도 빨라 수술 후 1시간 이내에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

특히 기존 라식수술은 각막 절편을 만든 후 엑시머 레이저를 통해 각막 실질을 깎아내기 위해 별도 장비로 이동해야 하는데 비해, 이 수술은 한 대의 레이저 장비로 이뤄지기 때문에 자리를 이동할 필요가 없어 수술의 위험성과 수술 시간이 그만큼 줄어든다. 수술 기간의 경우 한 눈에 평균 30초 정도 걸린다.

하지만 '릴렉스 스마일 라식'에도 단점은 있다. 수술에 필요한 펨토초 레이저 장비가 워낙 고가이다보니 전국에 이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병원이 몇 군데 되지 않는다. 그래서 수술하는 곳을 찾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수술비용도 일반 라식수술에 비해 평균 1.5배 이상 높다.

박효순 원장은 "아직은 도입 단계라 한계가 있지만 향후 보편화되는 과정에서 환자들을 위한 적절한 비용대가 형성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5초 라식`으로 불리는 `옵티 에피 라식` 시술 모습. 정근안과병원 제공

■각막 상피 걷어내는 5초 라식

기존 라식수술의 각막 절편과 관련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최근 시도되는 또다른 방법이 '5초 라식'으로 불리는 '옵티 에피 라식'이다. 특수한 미세 절삭 기구를 사용해 각막 상피층만을 얇은 판 구조로 분리해 낸다. 절편을 만들어 수술 후 다시 덮는 게 아니라 각막 상피 중심부를 깔끔하게 걷어낸 뒤 상피가 스스로 재생하길 기다리는 방식이다.

기존의 라식 각막절편은 각막 상피뿐만 아니라 실질 부위까지 일부 포함해 깎아내기 때문에 절단면이 불규칙하고 자칫 실질 부위 신경에 손상을 줄 위험도 있는데 비해, 이 방식은 그런 점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5초 라식'으로 불리는 이유가 있다. 라식수술 과정에서 정상적인 눈의 각막을 깎기 위해 장시간 레이저를 쏘게 되면 그만큼 눈은 강한 자극을 그대로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눈에 손상을 입히지 않는 적절한 레이저를 얼마나 짧게 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기존 라식은 엑시머 레이저를 20~30초 정도 쏘아줘야 하지만 최근 개발된 '옵티 에피 라식'은 5초 정도로 짧게 레이저를 쏘아도 시력교정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정근안과병원의 정근 병원장은 "'옵티 에피 라식'은 기존 라식에 비해 통증이 거의 없고 각막에 무리를 주지도 않는다. 회복시간도 4~5일 정도로 빠르다"고 밝혔다.


■자신에게 알맞는 수술 선택해야

라식수술은 만 18세 이상 성인이면 근시나 난시의 교정이 모두 가능하고, 흔히 말하는 짝눈(부동시)의 경우에도 충분히 수술이 가능하다. 그러나 사전에 충분한 검사를 통해 원추각막이 의심되거나 백내장, 녹내장, 망막질환, 약시 등의 다른 질환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자가면역질환이나 임신 중 또는 임신계획이 있는 환자는 수술을 하기 전에 전문의와 상담을 해야 한다.

정근 병원장은 "최근 라식수술이 저렴해지고 보편화되면서 젊은 층뿐만 아니라 노안이 오기 시작한 중년층에서도 라식수술을 문의하는 분들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무턱대고 싸다고 수술을 하는 것보다는 수술 방법, 장비, 의료진의 수술경험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다양한 시력교정 수술 중 자신에게 적합한 수술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가장 알맞은 수술법을 찾아 맞춤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광명 기자 kmy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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