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자 광장] "위안부와 정신대의 차이점은?" "잘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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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우익인사들의 역사 왜곡 망언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국사를 배우는 고교생들의 위안부 관련 지식이 크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사' 과목을 배우고 있는 부산 북구 화명고 1년생 480명을 상대로 지난 10일 '위안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란 질문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위안부와 정신대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0.6%(3명)에 불과했다. 과반이 넘는 57.5%(276명)은 '들어는 봤으나 무엇인지 잘 모른다'고 답했다. '개념 정도는 알고 있다'(183면·38.1%),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18면·3.8%)가 그 뒤를 이었다.

일본군 위안부란 일제에 강제 징용돼 일본군의 성적 노리개 대상이 된 여성들을 일컫는 말로, 노동인력으로 징발된 정신대와는 그 개념이 명확이 다르다. 한데 설문 결과 대부분의 학생들이 위안부가 일본군의 소행인 것조차 모르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청소년, 일제 만행 너무 몰라
부실한 교과서도 학생 무지 한 몫


더 심각한 건 부실한 교과서가 학생들의 무지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고등학교는 물론 초·중등학교 역사 교육 과정에서도 위안부와 관련된 내용이 제대로 언급되어 있지 않아 역사를 전공하는 등의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학생들이 접할 기회가 거의 없는 현실이다.

교과서 집필기준을 보면 지난 2011년까지 위안부 관련 내용이 기재조차 안 돼 있었고, 지금은 고등학교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시안에 '일본이 위안부를 강제 동원했다'는 사실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이 매우 빈약한 것이 문제다.

'비상교육'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살펴보면 위안부와 관련해 '정신대 중 일부와 일본군에 강제로 잡힌 여자들은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끔찍한 삶을 강요 받았다' 등 단 두 줄만 적혀 있고 옆에 놀란 표정의 할머니 그림이 실려 있다. 위안부의 끔찍한 실상과 인권침해의 심각성, 수요집회나 일본의 태도 등 현재진행형인 상황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는 것이다.

친구를 통해 위안부에 대해 알게 되었다는 화명고 2년 최태호(18) 군은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이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질 계기가 전혀 없다"며 안타까워 했다. 조정련(38·여) 역사교사는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아내는 것 만큼이나 학생들이 우리의 역사를 정확하게 알도록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며 "위안부 문제의 심각성이 전혀 부각되지 않은 현재의 교과서를 손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윤지 부일청소년기자

화명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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