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하는 부산진구 '건강마을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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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 없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개금3동 주민들이 지난달 중순 금연 홍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부산진구청 제공

부산 부산진구의 '건강마을 만들기 사업'이 해외에서도 관심을 끌면서 마을 만들기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부산진구청은 지난달 29~31일 홍콩에서 열린 제6차 서태평양건강도시연맹(AFHC) 국제 콘퍼런스에서 2014년 '건강도시 발전상'을 수상했다고 6일 밝혔다. 2012년 '창조적인 개발상'에 이은 두 번째 수상이다.

AFHC는 회원 도시 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건강도시의 새로운 방향 모색을 하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단체. 2년마다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해 건강도시의 역량을 겨룬다. 올해는 아시아, 미주 지역 176개 도시가 참가했다.

176개 도시 국제 콘퍼런스
AFHC 건강도시 발전상 수상
2010년 사업 시작 큰 성과
개금3동 건강한 공동체 변모


구청에 따르면 이번 건강도시 발전상 수상에는 2010년부터 현재까지 개금3동에서 추진하는 '주민참여형 건강마을 만들기 사업'의 성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사업이 민관 협력을 통해 마을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다양한 요인을 해결했고, 참여·소통·나눔을 실천한 우수한 건강공동체의 성공 사례로 AFHC로부터 호평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3만 4천41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개금3동은 기초생활수급자(3.9%), 홀몸 노인(24%), 장애인(4.6%) 비율이 높아 부산진구의 23개 동(洞)에서 소득 수준과 생활환경이 가장 열악한 지역으로 꼽혀왔다.

특히 990세대인 부산도시공사(BMC)의 영구임대아파트와 소득 수준이 높고 생활환경이 좋은 대단지 아파트가 섞여 주민들 간 심리적 이질감도 만연했다.

이에 구청은 2009년부터 개금종합사회복지관이 시행 중인 '좋은 마을 네트워크사업'과 병행해 '건강마을 만들기 사업'을 2010년부터 추진했다.

우선 주민 건강 증진을 위해 걷기, 요가, 탁구 등 건강동아리를 만들었다. 홀몸 노인의 고독사 예방과 문안 점검을 위해 주민 25명으로 '희망지킴이단'을 꾸렸다. 이들은 65세 이상 홀몸 노인 250여 명의 가정을 주 1회 방문하는 '말벗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민들도 자율적으로 '개화골 주민 모임', BMC아파트 '102동 주민 모임' 등을 결성해 '아나바다(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 장터', 치매 예방 등나무 공방을 운영하고 마을 음악회, 걷기 행사 등을 주최하고 있다.

흡연 없는 마을을 위해 부산진구 보건소는 2011년 BMC아파트를 금연아파트로 선포, 금연 홍보와 주민 계도활동, 담배꽁초 줍기 등을 추진한 결과 주민 흡연율(18.3%)을 부산진구 전체 평균 흡연율(24.3%) 아래로 낮췄다.

부산진구 보건소 관계자는 "건강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단절됐던 마을 주민들이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게 됐다"며 "이 사업을 통해 개금3동이 자신의 건강뿐 아니라 이웃의 건강까지 생각하고 돌보는 건강한 지역공동체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대식 기자 pr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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