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산오픈테니스대회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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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우 부산테니스협회 회장

부산오픈국제남자챌린저테니스대회는 지난 1999년 국내대회로 시작했다. 2003년부터는 세계프로테니스협회(ATP) 승인 국제대회로 승격했다. '테니스를사랑하는모임(테사모)' 회원들의 열성적인 성원과 부산시의 뜨거운 지원에 힘입어 부산오픈은 성장을 거듭해 왔다.

부산오픈은 10만 달러 대회(상금 7만 5천 달러+호텔)로 챌린저급 대회다. 이제 부산오픈은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할 시기를 맞았다. 챌린저 대회를 넘어 한 단계 위인 투어급 대회로의 승격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연간 열리는 투어 대회는 모두 45개다. 모두 개최도시가 정해져 있다. 우리가 투어 대회를 가져오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개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빈자리가 생겨야만 가져올 수 있다. 그 결정권은 ATP에 있다.

부산오픈은 2005년 ATP와 국제테니스연맹(ITF)이 공동으로 선정하는 '2005 올해의 챌린저 어워드'를 수상한 바 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투어 대회를 신청할 경우 절대 불리하지만은 않다. ATP 관계자들은 부산오픈을 탄생시킨 '테니스를사랑하는모임(테사모)'에 뜨거운 성원과 박수를 보내고 있다. 각종 국제테니스대회 중에서 동호인들이 돈을 모아 개최하는 대회는 영국 윔블던과 부산오픈뿐이기 때문이다. ATP는 부산오픈이 언젠가는 투어 대회 승격을 신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어 대회 승격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를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먼저 경기장이다. 투어대회는 출전선수 규모에서 챌린저대회의 배에 가깝다. 센터코트 등 총 16면을 보유한 스포원파크(금정체육공원) 테니스장은 코트 면수는 적지 않지만 국제규격 표면을 유지하려면 4~5년마다 표면보수를 해야 한다. 이 점만 보완하면 대회를 치르는 데 문제가 없다.

ATP에서 주관하는 챌린저급 이상 대회는 관중이 절대적인 조건이다. 규정에 명시된 일정한 관중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대회는 취소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부산은 만족할 만하다. 부산오픈이 열리면 관중석은 사람으로 가득 찬다. 챌린저 대회에서도 이런데 투어 대회라면 관중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문제는 인력과 예산이다. 투어 대회를 하려면 심판과 볼퍼슨(볼보이)의 수도 그만큼 더 필요하다. 지금도 인력이 모자라 어려움을 겪는 만큼 투어 대회에 대비해 미리 심판과 볼퍼슨을 양적, 질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테사모 회원들은 매년 대회마다 성금을 자발적으로 내 4천만 원 이상의 기초 자금을 마련했다. 주목할 점은 회원들이 부산시민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강원, 경북, 경남에서도 정회원이 있다. 홈페이지 웹회원은 3만 7천여 명에 이른다. 부산오픈은 전국에서 성원하는 대회인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경제난 때문에 예산의 어려움은 날이 갈수록 커진다. 후원 기업을 찾기는 점점 힘들어지고, 정회원들도 매년 120만 원 회비에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다. 부산시의 전폭적인 예산 지원이 없었다면 부산오픈은 아마 벌써 중단됐을 것이다. 투어 대회 승격을 위해서는 시 예산 지원이 늘어나고 부산 기업들의 후원도 절실히 필요하다.

세계적 선수들이 출전하는 투어 대회는 올림픽 유치를 꿈꾸는 항구도시 부산의 이미지를 세계 속에 홍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챌린저 대회와 달리 스타-TV 등을 통해 전 세계 스포츠뉴스에서 조명을 받는다는 장점도 있다. 부산오픈테니스대회는 더 이상 주춤할 수 없는 변화의 기로에 섰다. 테사모는 물론 부산시, 기업 모두가 함께 나서 부산오픈을 부산을 대표하는 스포츠 상품으로 만들 수 있게 되기를 우리 모두는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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