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르지만 화합하는 모습에 세계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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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 김명식 교수의 대표 연작인 '이스트사이드 스토리'. 해운대아트센터 제공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 중에 눈과 입이 달린 귀여운 버스 '타요'라는 게 있어요. 선생님 그림 속 눈과 입이 있는 집들이 마치 만화 캐릭터 같습니다!" 뜬금없는 기자의 평에 "하하! 그렇게 보이나요? 그래서 젊은 사람들도 내 그림을 좋아해요"라며 사람 좋은 미소를 보내 주는 동아대 김명식 교수. 김 교수는 자신의 대표 연작인 '이스트사이드 스토리' 탄생 10주년과 장리석 미술상 수상을 기념해 해운대아트센터에서 회고전을 열고 있다. 회고전이라는 제목을 붙였지만, 작품들은 모두 지난해와 올해 작업한 신작들이다.

'이스트사이드 스토리'는 1999년 김 교수가 우연히 떠난 뉴욕 여행에서 다양한 인종이 어우러져 사는 모습을 보았고 그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 2004년 뉴욕에 둥지를 틀고 본격적으로 작업이 시작됐다. 뉴욕의 집들이 사람의 얼굴로 보였고, 집과 사람을 하나로 묶어 김 교수만의 독특한 캐릭터가 탄생한다. 하얀 집은 백인, 까만 집은 흑인, 노란 집은 동양인이라는 새로운 이미지가 창조되고 창문과 문이 집의 눈과 입으로 표현되었다.

김명식 교수 '이스트사이드 스토리'
연작 10주년·미술상 수상 회고전
유화서 시작 판화·입체 등 다양


김 교수는 "그림에 간혹 등장하는 빨간 집은 술에 취한 사람들"이라는 유쾌한 설명도 덧붙여 준다.

대담한 화면 구성과 뛰어난 색채 감각,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은 '이스트사이드 스토리'는 다민족, 다문화가 자리 잡은 외국에서 먼저 주목받았다. 2005년 1월 뉴욕 5번가 리즈갤러리에 초대되었고 이후 뉴욕과 마이애미, 일본의 여러 도시, 상하이, 항저우, 시드니, 마드리드까지 세계 60회 이상의 개인전으로 이어졌다.

"이스트사이드 스토리는 인종 간에 혹은 다른 사람들 사이의 갈등을 없애고 화합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이에요.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어려운 세상에서 다름이 곧 하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제목에서 동쪽은 해가 뜨는 곳으로 희망을 상징하죠." 김 교수의 설명을 듣자니 '이스트사이드 스토리'는 사람 사는 곳 어디에나 느낄 수 있는 보편적 정서를 담고 있는 것 같다.

유화로 시작된 '이스트사이드 스토리'는 점차 판화, 입체, 드로잉 등 여러 장르와 영역으로 넓혀 가고 있다. 이번 부산 전시에서도 유화, 판화, 입체 작품을 모두 만날 수 있다. 부산 전시가 끝나면 6월 뉴욕, 7월 일본 고쿠라, 9월 울란바토르, 12월 마이애미, 2015년 2월 일본 시코쿠 등 월드 투어 전시가 기다리고 있다. ▶김명식 '이스트사이드 스토리 10년 회고 및 장리석 미술상 기념' 전=6월 1일까지 해운대아트센터. 051-747-7042.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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