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브랜드다 [부산 ART 54회] 김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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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에 걸린 김혜진의 그림은 하나같이 일관된 구성을 하고 있다.

커다란 병에 '삼성', '코카콜라' 따위의 유명한 브랜드나 찰리 채플린, 마릴린 먼로 같은 전설적인 아이콘, 그리고 장난감 '레고'가 들어있다, 아니, 작가의 표현을 따르자면 '갇혀 있다'.

안에 들어있는 이들 내용물도 뭔가 공통점이 있는 것 같지만, 그게 뭔지 확실하게 집어내기는 어렵다.

힌트는 바로 기획전의 이름. 'I am brand!(나는 브랜드다)'다.

자본주의 사회의 대표적인 산물인 브랜드, 그리고 그 브랜드가 만들어 놓은 이미지. 우리는 이 이미지에 갇혀 있다는 것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말이다.

마릴린 먼로에게서 섹스 심벌을 뛰어넘는 다른 이미지를 떠올리기 힘든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연예인과 같은 아이콘의 이미지에는 유리병에 들어 있는 거품처럼 '거품'도 끼어 있다.

그럼 '레고'는 무슨 의미일까?

기사, 왕자, 해적 등 레고 인형도 그 종류가 다양하지만, 병에 든 것은 서류 가방을 들고 있는 등 직업이 뭔지 확연히 알 수 있는 '일하는' 인형이다.그리고 이 인형도 모두 공장에서 똑같이 찍혀 나온다.

김혜진은 이렇게 일에 갇힌 현대인의 모습을 병에 든 레고로 표현했다.

20대 작가가 바라보고 느낀 사회에 대한 모습을 20대다운 재기넘치는 상징으로 표현했다.▶아트스페이스 움 기획전'I am brand!'=23일까지. 갤러리 움. 051-557-3369. 박진숙 기자 tr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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