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직구족의 쇼핑, 관문은 부산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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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가는 인터넷 전송용량 99%는 해운대에서 통제하거든

KT 국제해저센터 양동호 국제해저운용팀장이 내년 말 개통하게 될 아시아태평양게이트웨이(APG)의 케이블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질문: 해외 직구를 하기 위해 미국 아마존 사이트에 접속했다. 한국에서 외국 사이트로 접속할 경우, 인터넷은 어떻게 연결될까?



①위성을 통해 무선으로

②바다 밑에 설치된 유선으로



정답은 ②번. 바다 밑에 설치된 유선, 즉 해저 케이블을 통해 연결된다. 반대로 필리핀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기 위해 다시보기 사이트에 접속할 때에도 위성이 아니라 해저 케이블을 통해 연결된다. 즉, 해외와 국내를 연결하는 인터넷망은 모두 유선이다.

이렇게 한국과 외국을 연결하는 국제 인터넷 케이블망은 부산-일본 오키나와-미국 괌-중국 산터우로 가는 CUCN(중국-미국 케이블 네트워크), 부산-일본 치쿠라-홍콩 란타우-싱가폴 카통을 연결하는 APCN-2(아시아 태평양 케이블 네크워크) 등 모두 6개 네트워크가 있다.

이 통신망을 관리하는 센터가 바로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에 위치한 KT 부산국제센터다. 원자력 발전소 다음가는 국가 2급 보안시설인 데다, 우리나라에서 외국으로 접속하는 인터넷 전송용량의 99%를 관리하는 대한민국 국제통신의 관문이라 할 수 있다.

송정동 위치한 KT부산국제센터
국내 6개 해외 연결 네트워크 총괄
원전 다음가는 국가 2급 보안시설

지난 10월 ITU 전권회의 맞춰
APG 통합관제센터 개소 경사까지


"동북아 지진대도 멀고
태풍 피해도 적고
항온·항습의 기후까지
부산이 최고의 조건이라
할 만하죠?

이 시설이 부산에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KT 국제해저센터 양동호 국제해저운용팀장은 "부산은 동북아 지진대를 피해서 자리하고 있으며, 다른 아시아 지역보다 태풍 등 기상 재해 피해도 없는 편인데다, 온대성 기우는 항온과 항습에도 유리하다"며 "시설 유지 등에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2006년 12월 대만에서는 남부 헝춘을 진앙으로 하는 지진이 발생해 6개 해저 광케이블이 손상된 적이 있었다. 이 피해로 대만과 홍콩, 중국, 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을 잇는 통신이 부분적으로 끊겼으며, 홍콩에서는 일반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금융통신망 전체가 마비돼 금융사가 금전 손실을 보기도 했다.

그 때 통신망이 복구되기까지 2~3주 가까이 걸렸다고 하니, 지진대를 피해 있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유리한 조건에 있는 셈이다.

이러한 장점은 한국,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 9개국을 잇는 국제 해저통신망인 APG(아시아 태평양 게이트웨이)의 통합관제센터(NOC)가 들어서는 데도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APG는 700MB 용량의 영화를 1초에 7천 편 전송할 수 있으며 전 세계 320여 개 국제해저케이블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의 전송 용량을 자랑한다.

NOC는 세계 최대 규모인 이곳 케이블을 관리하는 콘트롤 타워로 9개국을 연결하는 네트워크의 구성과 운용과 해저케이블 장애 발생 시 회선 복구 등의 위기대응을 총괄하게 된다.

APG NOC는 지난 10월 22일 ITU 전권회의 기간에 맞춰 KT 부산국제센터 내에 개소하면서 일반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해저 케이블망이 송정 앞바다에서 연결되는 모습을 재현한 모형.

그렇다면 이 케이블의 복구와 설치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현재 국내에서 국제 해저통신케이블 설치와 수리를 담당하는 곳은 KT서브마린이 유일하다. 전 세계 약 40척에 불과한 해저케이블 건설선 중 한 척인 '세계로'호가 케이블을 설치할 해저면을 청소한 후 케이블을 포설하면 이후 무인매설로봇(ROV)인 미래호가 매설작업을 한다. 최근 중국 어민들이 저인망 그물로 바닥을 끌고 가면서 케이블 손상 등의 피해가 자주 발생하는데, 이같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3m 깊이로 매설해 어선의 그물이나 닻에 걸리지 않도록 한다.
매설 과정을 설명하는 KT서브마린 박용화 대표이사(왼쪽)와 정원대 사업본부장.

광케이블의 수명은 25년 정도이지만, 15년부터 수명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APG(아시아 태평양 게이트웨이) NOC(통합관제센터) 개소와 함께 내년 마이크로소프트(MS)의 데이터센터가 부산에 들어서면 부산의 ICT 허브 구축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서태건 원장은 "MS 데이터 센터가 부산에 온다는 것은 세계적인 기업이 북한 리스크 등을 넘어서는 장점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세계적인 IT 기업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인터넷월드스태츠'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 한국,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 9개국의 인터넷 가입자는 약 9억 명으로 전 세계 28억 명의 가입자 32%를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 인터넷 시장의 활발한 성장을 바탕으로 국내 인터넷서비스 산업의 해외진출은 물론, 한류 콘텐츠 확대 등으로 부산이 ICT허브로 자리 잡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박진숙 기자 true@busan.com

사진=김병집 기자 kb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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