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넘어 세계로] 열교환기 전문기업 ㈜마이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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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다각화로 불황 극복, 원전사업 해외 마케팅 박차

㈜마이텍 박말용(가운데) 대표와 직원들이 본사 공장에서 납품을 준비 중인 열교환기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부산 강서구 녹산산단에 위치한 ㈜마이텍은 열교환기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강소기업이다. 이 업체는 설립 초기 선박용 열교환기를 생산하다 지금은 육상플랜트와 발전 설비에 들어가는 열교환기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열교환기, 압력용기, 공기예열기, 폐열회수장치, 각종 히터, 조수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박말용(57) 대표는 국내 굴지의 조선소 설계부에서 일했던 경력을 바탕으로 마이텍을 설립했다. 초창기 생산품은 선박 엔지니어 출신인 자신의 경력을 살린 선박용 열교환기였다. 기술력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설립 초기 판로를 뚫는 일은 쉽지 않았다.

설립 초창기 선박용 부품에 집중
발전 분야로 진출하며 재도약
수출 비중 80%… 전략 분업 돌입


박 대표는 "회사를 세운 건 마흔여덟의 비교적 늦은 나이였다. 세계 최고의 조선소에서 일했기 때문에 기술력은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경쟁업체가 많아 창업 초기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일본의 세계적인 철강업체와 거래를 트면서 실적을 쌓았더니 우리 기술력을 인정해주는 회사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후 회사는 계속 성장했다. 매년 실적을 늘리며 2008년에는 200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그러나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의 암초에 걸려 국내외 조선소에 납품하는 물량이 줄어 매출이 급감했다. 연매출액은 2008년 정점을 찍은 후 크게 줄면서 2010년 114억 원까지 떨어졌다. 위기였다. 조선 분야에 집중한 것이 성장의 계기가 됐지만 되레 추락의 원인이 됐다.

박 대표는 "조선 전망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열교환기는 육상, 산업, 발전 분야에도 두루 적용되기 때문에 서둘러 기술 개발과 판로 개척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위기를 체감했을 때는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일지도 모른다. 다른 기업들보다 서둘러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이 회사가 지금 외부 위기에도 굳건히 버틸 수 있는 힘이 됐다"고 말했다.

조선 불황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은 2010년 밑바닥을 친 후 꾸준히 늘었다. 올해는 매출액 200억 원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 고무적인 것은 사업 다각화에 성공하면서 외부 경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힘도 커졌다는 점이다.

회사의 체질이 개선된 데는 기술력 제고의 힘도 컸다. 마이텍은 2008년 발전용 에어쿨링라디에이터를 개발하며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열교환기의 한 종류인 이 장치는 공기로 유체의 온도를 낮춰주는 역할을 하며 내연발전소에 두루 적용된다. 마이텍은 정부로부터 기술개발자금을 지원받아 이 장치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의 기술고문을 영입한 것도 기술력 제고와 발주처 신뢰 확보에 큰 도움이 됐다.

마이텍은 발전 분야로 진출하며 전환기를 맞았다. 마이텍은 고리1기와 울진, 신울진 원전 비상발전기에 들어가는 에어쿨링라디에이터, 열교환기, 히터를 수주해 납품했거나 납품할 예정이다. 또 아랍에미리트 등 정부가 적극 추진한 해외 한국형 원전사업의 수주에도 적극 참여해 수주 실적을 올리고 있다.

박 대표는 "우수한 국내 원전기술과 관련해서는 고난도 기술과 꼼꼼한 기술관리능력을 인정하는 품질 인증인 전략산업기술기준(KEPIC)을 획득했다. 또 세계 최대의 원전 설비업체인 미국 웨스팅하우스 사의 원전사업에 적극 참여하기 위해 해외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을 지향하는 기업답게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도 80%를 넘는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STX조선, 한진중공업, 두산중공업, 포스코 등 국내 유수의 업체들과 거래하며 수출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2008년 천만불 수출탑을 달성한 뒤 지금은 2천만 불 수출탑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마이텍은 지난해 초 경남 고성 마동공단에 제2공장을 준공하고 전략적인 분업 생산체계에 돌입했다. 내년 3월께에는 현 녹산산단 내 본사를 강서구 미음산단으로 확장 이전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고성 공장에서는 대형 설비를, 미음 본사에서는 보다 높은 기술력과 관리가 요구되는 설비를 생산할 계획"이라며 "혁신적인 기술개발과 적극적인 투자로 조선과 산업 플랜트, 발전 분야에서 건강한 균형발전을 이룩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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