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센터 '맞춤창업'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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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부담↓ 생존확률↑

창업위험을 줄이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맞춤 창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이태경씨도 부산 동래구 사직동 사직시장 안에 L밀크마트를 문 열었다.

현장경험 축적과 상권분석 컨설팅,정보교류 등을 통해서 창업위험을 줄이고 성공률을 높이는 '맞춤 창업' 프로그램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동통신사 서비스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태경(35)씨는 매년 이뤄지는 재계약 심사로 불안한 나날을 보내다 지난 해 가을 창업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

하지만 약간의 종자돈을 제외하고는 창업을 위해 이씨가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요즘 뜨는 업종을 해보려고 해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이씨를 가로막았다.

그러던 중 이씨는 지난 해 10월 우연히 부산중부소상공인센터에서 운영하는 맞춤 창업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여느 창업스쿨 프로그램과 달리 실무강의 말고도 현장실무 경험,분임토의가 함께 마련돼 있어 관심이 갔던 것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이씨는 기저귀 배달업,제사상 대행업,유기농 전문점 등 가게에서 현장경험을 쌓다가 부산 동구 수정동에 이미 문을 연 L밀크마트점에서 일해 본 뒤 용기를 얻어 지난 18일 마침내 동래구 사직동 사직시장 안에 같은 점포를 문 열기에 이르렀다.

L밀크마트점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중간 유통과정 없이 곧바로 소비자들에게 판매되기 때문에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신선함을 유지,최근 내수부진 속에서 제품 품질과 가격면에서 모두 실속을 차리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잘 파고드는 틈새시장인 것이다.

이씨는 '1천500만원 정도로 초기 투자부담이 적고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 뛰어들었다'며 '이 프로그램은 자기가 원하는 업종을 아주 세부적인 것까지 미리 볼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창업의 위험부담을 줄여준다'고 밝혔다.

이씨가 창업을 하는 데 있어 부산중부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는 현장실습 외에도 기존에 해오던 대로 사직시장 일대의 상권분석과 주민들의 소비패턴,자금상담까지 실시해 창업의 위험을 줄이는 데도 많은 도움을 줬다.

이씨처럼 맞춤 창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예비창업자들은 현재 15명 정도. 3개월 정도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그동안 자금지원 중심으로 이뤄지던 소상공인지원센터 창업지원 사업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이다.

부산중부소상공인지원센터 정용진 상담사는 '그동안 창업과 관련된 지원이 자금위주로 이뤄지다보니 사후관리도 잘 안돼 결과적으로 창업심리를 위축시켰다'며 '맞춤창업은 현장경험과 입지 컨설팅을 통해 예비 창업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실패에 대한 위험부담을 덜어준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해 11월 부산·울산중소기업청에서 5개 부문에 걸쳐 진행한 소상공인지원제도 공모에서 교육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장 실무경험은 부·울중기청에 등록된 창업도우미 업체가 맡는다.

부·울중기청 경영지원과 관계자는 '현재 부산지역에는 창업도우미 업체가 215곳에 달하는데 이들이 예비 창업자들의 현장실습을 도와주고 따로 현장지도비를 받는다'며 '해당 업체 입장에서는 업체 홍보도 되기 때문에 반기는 분위기이다'고 덧붙였다.

특히 프로그램에 참가한 예비 창업자들은 따로 소상공인실전창업연구회를 만들어 정보교환과 친목활동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또 지난 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소상공창업연구회'(http://cafe.daum.net/sosanggong)을 만들었는데 현재 회원수가 140명에 달한다.

한마디로 맞춤 창업은 그동안 단편적인 지식전달 위주의 창업스쿨에서 탈피해 실전강의,현장경험 축적,창업 노하우 공유 등 세가지 요소들을 모두 충족하고 있는 셈이다.

김마선기자 msk@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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