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바뀐 사례만 971건 정신없는 대입 모집요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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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복잡한 대입 전형이 수시로 바뀌기까지 해 고교와 수험생들을 한층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전국 139개 4년제 대학이 지난해 12월 2013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모집요강)을 발표한 뒤 올 들어 다시 바꾼 사례는 무려 971건에 달했다. 이 중 수시 모집 원서 접수를 불과 3개월가량 앞둔 지난 5월 이후 전형 방법을 바꾼 경우도 120건이나 됐다.

복잡한데다 쉴 새 없이 변경
"혼란 가중… '3년 예고제'를"


8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박홍근(민주통합당) 의원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로부터 전국 4년제 대학이 이미 발표한 모집요강을 올 들어 변경한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각 대학이 모집요강을 변경한 사례는 971건이나 됐고 이 중 수능최저학력기준이나 학생부, 서류 반영비율 등 전형 방법이 크게 바뀐 사례가 333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있었던 전형이 없어지거나 통합되고, 신설된 경우도 107건에 달했다. 변경 시기는 2월(350건)과 3월(343건)이 가장 많았지만 나머지는 모두 5월 이후 진행돼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서울지역 15개 대학은 대교협 산하 대학입학전형위원회의 심의조차 거치지 않고 임의로 모집 요강을 바꾸기도 했다. 연세대(10건), 한양대(4건) 등 임의 변경 건수는 31건. 고등교육법시행령 행정처분 기준에 따르면 이 경우 정원의 10%까지 모집정지 제재를 할 수 있다.

이같은 혼란에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잦은 대입전형 관련 정책 변경도 한몫을 했다. 교과부는 2013학년도 대입 수시 지원 횟수를 6회로 제한하는 새 정책을 지난해 12월에야 발표했다. 이 메가톤급 변수를 두고 대학들은 '우수한 인재를 뺏기지 않고, 높은 경쟁률을 유지하기 위해' 쉼 없이 전형을 손질한 것이다. 대학 관계자 위주의 대입전형위원회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1명의 위원 중 대학 총장이 11명이나 되고 고교 관계자(교장 3명), 교육감(3명) 등도 입시에 전문성을 가졌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김승현 정책실장은 "수험생들이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대학 입시를 치를 수 있으려면 대학별 '모집요강 3년 예고제'와 새로운 대입전형 공동관리기구 구성 등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승아·노정현 기자 s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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