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UN기념공원 방문 한국전 참전 터키 용사·손자녀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목숨 걸고 지킨 나라 큰발전 놀라워' 

"내 할아버지가 목숨 걸고 지킨 나라,이제야 찾아왔습니다."

한국전쟁 발발 56주년을 앞두고 당시 전쟁에 참전했던 터키의 참전용사와 그 손자·손녀들이 지난 23일 부산 UN기념공원을 찾았다.

이번 UN기념공원 방문은 국가보훈처와 재향군인회 주최로 마련된 것으로,미국 태국 벨기에 터키 등 4개국 참전용사의 방한 행사 중 일부.

부산을 방문한 이들은 터키 참전용사 16명과 참전용사 3세 16명 등 모두 32명이다. 이들은 다른 일행보다 앞서 22일 한국에 들어와 부산의 UN기념공원을 찾은 뒤 23일 다른 세 나라의 참전용사 일행과 합류해 전쟁기념관 관람,6·25전쟁기념식 참석,판문점 견학 등의 일정을 치르고 27일 출국하게 된다.

참전용사들의 방한은 매년 이어져왔지만 그 손자·손녀들을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참전용사였던 아흐멧 세즈긴(79)씨는 부산시내의 모습을 버스 차창으로 바라보며 "폐허가 된 땅을 이렇게 발전된 모습으로 일궈놓을 줄은 몰랐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참전용사 3세들은 처음엔 놀라는 할아버지들의 모습이 더 의아하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참전용사들로부터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서야 할아버지들이 흘린 피의 가치를 새삼 깨닫게 됐다.

참전용사 3세 케스킨(24)씨는 "직접 한국을 방문하고서야 비로소 50여년 전 할아버지가 목숨을 걸고 지켜내고자 했던 그 가치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오늘 내가 이곳에서 본 모든 것을 소중히 간직해 터키에 계신 할아버지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오는 24일 한국 월드컵 대표팀과 스위스와의 16강 진출 마지막 경기를 서울 상암경기장 응원전에 참석해 함께 "대~한민국"을 외칠 예정이다. 특히 터키의 경우 지역별 예선리그에서 스위스에 패해 본선진출이 좌절됐기 때문에 이번 한국-스위스전에서 한국의 통쾌한 설욕전을 기대하고 있다.

케스킨씨는 "한국전쟁에 관한 이야기는 할아버지를 통해 알게 됐지만 한국의 축구실력은 이미 2002년 확인한 사실"이라며 "형제의 나라 한국 대표팀이 스위스를 꺾고 터키의 패배에 대한 복수를 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종열기자 bell10@busanilbo.com

사진=김병집기자 bjk@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