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문화공연으로 부산 젊은이들 만나고 싶어요"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김대범 신임 주부산미국영사관 영사

"각기 다른 문화권에 사는 사람들이 서로 마음의 문을 여는 데는 문화 공연만큼 좋은 매개체가 없어요."

어느 공연 기획자의 말인듯 싶지만 주부산미국영사관 김대범(52) 영사의 말이다. 지난 8월 부산에 부임한 그는 '문화를 통한 공공외교'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일·러시아통 한국계 외교관
문화행사로 공공외교 펼쳐
시민도서관 내 다양한 행사


부산 부임 직전 3년은 주블라디보스토크미국영사관 공보원장을 지냈다. 러시아 극동의 회색빛 도시 블라디보스토크가 그에겐 애틋한 추억의 도시인 것도 다양한 문화 공연을 열고 그 공연마다 만원을 기록하며 열광했던 러시아인들의 열정을 알아본 덕분이다.

문화로 접근하는 게 특히 러시아인들의 마음을 여는 데는 주효했다. 김 영사는 주블라디보스토크한국총영사관의 요청으로 이 문화 프로그램 노하우를 공유하기도 했다.

주일미국대사관 정치담당관으로 3년간 도쿄에서도 근무했던 그는 일본·러시아통인 한국계 외교관이다. 영어 한국어 일어 러시아어에 능통하다.

1974년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갔던 열두 살 소년은 지난 2001년 주한미국대사관 영사로 그리워하던 한국에 돌아왔다. 한국계 미국 외교관이 드물었던 당시 몰라보게 달라진 서울 땅을 밟는 감회는 남달랐다.

주부산미국영사관 영사로 세 번째 한국 근무를 시작한 그는 "올 때마다 새로운 감회를 느낀다"고 했다. 김 영사는 "활기차고 의욕에 넘치는 도시 부산에서도 문화를 통해 미국을 알리고 미국을 가깝게 느끼도록 하겠다"고 했다.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은 부산시민도서관 내 아메리칸코너도 미국 문화를 다방면으로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생각이다. 영어 교육 외에도 음악, 현대무용 등 다양한 문화공연을 기획하고 부산의 대학생들과도 강연 등을 통해 자주 만날 계획이다.

한국의 미래인 젊은 세대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바람을 갖고 있는지 알고 싶기 때문이다.

그는 "부산의 자매 도시인 일본 후쿠오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방안 역시 문화 교류에서 찾으면 좋을 듯하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블라디보스토크 근무 중 그는 2~3개월에 한 번씩 자택에서 기자간담회를 '빙자한' 작은 음악 공연을 열었다. 김 영사가 드럼을 치고 초청된 기자들이 기타나 피아노를 치기도 한 이 화기애애한 기자간담회는 정치 이야기 한마디 없이도 인간적인 유대를 형성했다.

강승아 기자 seu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