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물·공구·제기까지… 생활용품도 함께 나누고 같이 사용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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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 이젠 일상생활 속으로…

최근 부산 해운대구 좌4동 주민센터에 문을 연 '여민동락 공구도서관'은 50여 개의 공구를 배치해 주민들에게 무료로 빌려 주고 있다. 해운대구청 제공

장기불황시대의 새로운 소비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는 '공유경제'를 활용한 지자체의 복지사업이 잇달아 등장했다. 공유경제란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력소비를 기본으로 한 경제 방식을 말한다.

부산 해운대구 좌4동 주민센터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공구를 무료로 빌려주는 '여민동락 공구도서관'을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지자체 관련 복지사업 확산

해운대 좌동 '공구도서관'
드릴 등 50여 종 무료 대여

서구 서대신동 '공유센터'
구매 어려운 공구 등 비치

공구도서관은 가끔이지만 필요할 때는 매우 절실한 일상생활의 공구들을 취급한다. 공구도서관엔 전기드릴, 가정용 사다리, 쇠톱 등 50여 점의 공구가 비치돼 있으며, 지역 주민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빌려 쓸 수 있다. 단 1천~3천 원의 보증금이 필요하다.

해운대구에서 공구도서관을 운영하게 된 것은 사라지고 있는 철물점을 대신하기 위해서다. 온갖 공구가 비치돼 있던 철물점은 대형마트 등의 지역 진출로 점차 종적을 감추고 있다. 반면 대형마트에 비치된 공구들은 특정 제품들로 채워져 있는 등 철물점에 비해 공구의 다양성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철물점이 그립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

좌4동 주민자치위원회 관계자는 "불필요하게 집에 보관하고 있는 공구의 기증도 기다리고 있다"며 "공구를 나눠쓰는 것을 통해 아파트촌의 공동체 의식을 확산할 수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서구에서는 '공유센터'까지 등장했다. 지난달 25일 서대신4동 주민센터 인근에 문을 연 '시약행복공유센터'는 각종 생활용품은 물론 아동용품, 제사용품 등 다양한 물건들을 공유하고 있다. 일명 '백화점식 공유경제'를 추구하는 것.

공유센터에는 전동드릴, 직소기, 절단기 등 자주 사용하지 않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아 구매가 쉽지 않은 45종의 공구가 비치돼 있다. 또 500여 권의 각종 도서, 30여 종의 자동차·자전거·장난감·옷 등 유아용품 등은 물론 제기(祭器)와 탁구대까지 갖춰져 있다. 모두 주민들이 기증한 것이다. 공유센터 내 DIY프로그램을 운영해 수강생들이 직접 만든 앞치마와 휴지케이스, 목공예 소품 등 30여 점도 있다.

공유센터 물품들은 만 19세 이상 서대신4동 주민이면 누구나 최장 6일까지 무료로 빌릴 수 있으며, 예초기 날 등 일부 일회성 소모품은 소모품비를 부담할 수 있다.

추석명절을 앞두고 일찌감치 예초기 대여를 예약한 방정희(45) 씨는"예초기를 구매하려고 인터넷을 뒤지던 참이었다. 가격이 비싸 구매를 망설였다"며 "홍보만 제대로 되면 너도나도 공유센터를 이용할 듯 하다"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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