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할배'들 낙동강 자전거 길 매력에 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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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타큐슈 자전거 동호회 '블루그래스(BLUEGRASS)'회원 5명이 26일 오후 낙동강 자전거길 투어를 마치고 부산 금정구 두구동 스포원파크에 도착하고 있다. 김경현 기자 view@

"거참, 김 상이 자꾸 길을 잃어 낙동강에서도 헤맸지만, 그것도 다 추억 아니겠습니까."

26일 평균 나이 64세 '일본 할배' 5명은 낙동강 자전거길 투어를 마치고 마치 소년처럼 웃었다.

이들은 일본 기타큐슈 자전거 동호회 '블루그래스(BLUEGRASS)'에서 활동하는 회원들이다. 지난 23일 부산 자전거 동호회 '자투어' 회원 3명과 함께 부산의 낙동강 하굿둑에서 출발해 경북 안동까지 3박 4일 동안 낙동강 자전거길을 타고 달린 감상을 늘어놓았다.

'일본 할배'들은 25일 투어를 무사히 마치고 이날 스포원에서 스포원여성자전거회 회원들과 만난 참이었다.

기타큐슈 자전거 동호회
'블루그래스' 회원들
안동까지 3박4일 투어
5년째'한·일' 교류


지난달 일본 기타큐슈 시 고쿠라(小倉)에서 열린 '고쿠라 자전거 축제'에 스포원여성자전거회 회원 12명이 참석(본보 지난달 7일자 9면 보도)했고 이번에는 일본 측에서 한국을 방문한 것이다.

블루그래스와 자투어는 벌써 5년째 자전거를 통한 교류를 이어나가고 있고, 스포원여성자전거회와도 자전거 문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블루그래스 회원 고우소 기치타로(65) 씨는 "낙동강 자전거 도로가 정말 멋있었다. 수㎞ 직선으로 뻗은 길은 자전거를 타기에 최적이었고 여행객을 위해 곳곳에 설치된 화장실에 심지어 에어컨까지 설치돼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다만 자전거길 표지판이 한글과 영어로만 표기된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신기하게 생각한 한국의 자전거 문화는 의외로 중년의 부부가 함께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었다. 일본에서는 자전거 동호회에 가입하는 젊은 여성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중년 이상의 여성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할배들은 스포원여성자전거회와의 교류도 '신선하다'고 전했다.

이들은 390㎞를 종주하기 위해 하루 7~8시간의 강행군을 했지만 피곤한 기색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다메치카 도시오(61) 씨는 "내가 시간제 교사로 일하고 있는 특수학교 학생들에게 한국 자전거 투어 사진을 보여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렌다"며 웃었다.

블루그래스 회원들을 인솔한 자투어 회원 김재두(46) 씨는 "고쿠라 자전거 축제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회원들 대부분이 서로의 말을 모르지만 손짓 발짓으로 다 통하더라"며 "자전거라는 공통의 관심사 때문 아니겠느냐. 앞으로도 한·일 자전거 교류는 계속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조영미 기자 mi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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