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하철 3호선 고장 전동차 견인하다 추돌 45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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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부산 도시철도 3호선 물만골역과 배산역 사이에서 고장 난 전동차와 이를 견인하려는 전동차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전동차 바퀴가 선로에서 탈선해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도시철도 3호선에서 전동차가 고장으로 멈춰서자 뒤따라오던 전동차가 밀어 견인하기 위해 접근하다 과속으로 추돌, 고장 전동차에 타고 있던 승객 45명이 다치고 도시철도 3호선이 오전내내 불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고장 열차를 견인하는 과정에서 전동차에 타고 있던 승객 수십 명이 부상을 당하는 2차 사고까지 발생하자 시민들은 교통공사 측의 부실한 사고 대응과 후속 조치에 대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부산도시철도 3호선
물만골역 향하던 열차
고장 뒤 2차 사고 탈선
오후 정상화 전망
승객들 공포 선로 대피


22일 오전 8시 15분께 부산 도시철도 3호선 배산역에서 물만골역으로 향하던 제3038호 열차가 물만골역 100m 앞 터널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기관 고장으로 갑자기 멈춰섰다. 정차와 동시에 객실 내 전기 공급도 끊기면서 실내 조명등이 꺼진 객차에 고립된 200여 명의 승객이 공포에 떨었다.

추돌로 파손된 전동차량의 유리창. 정종회 기자 jjh@
부산교통공사는 사고가 나자 배산역으로 진입 중이던 제3040호 열차로 사고 열차를 밀어 물만골역으로 이동시킨 뒤 승객들을 하차시키려 했다. 사고 열차를 견인하기 위해 승객을 하차시킨 뒤 물만골역으로 들어서던 후속 3040호 열차가 곡각지역에서 속도를 낮추지 못 하고 정차해 있던 제3038호 열차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제3038호 열차 후미 객실에 타고 있던 승객들이 쓰러지면서 2명이 허리 등에 중상을 입는 등 45명이 다쳤으며 부상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고 당시 충격으로 후속 열차의 바퀴 2개가 탈선했으며 양 전동차 기관실과 객실 유리창이 여러 장 깨지는 등 전동차 피해도 컸다.

승객 정봉조(52) 씨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갑자기 '쾅' 하는 굉음과 함께 승객들이 한꺼번에 쓰러졌다"며 "충격이 얼마나 컸던지, 77㎏나 나가는 내 몸이 붕 떠서 뒤로 떨어졌다. 폭발사고라도 난 줄 알았다"고 말했다.

강순희(65·여) 씨는 "물만골역 200m 정도를 남긴 오전 8시 12분께 불이 희미해지더니 10여 분이 지나자 완전히 꺼졌다"며 "승객들이 웅성거리고 있는데 오전 8시 40분쯤 지나자 갑자기 뒤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사람들이 와르르 넘어졌다"고 설명했다.

2차 사고가 나자 교통공사는 3호선 양방향 운행을 전면 중단시키고, 선로를 통해 승객들을 물만골역으로 비상 대피시켰다. 부상 승객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인근 병원으로 분산 후송했다.
이 사고로 3호선 수영~연산역 간 양 방향 전동차 운행이 오전 11시 현재까지 3시간 넘게 중단되고 있으며, 교통공사 측은 오후가 돼야 정상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통공사는 사고 차량을 대저기지창으로 옮겨 정확한 사고 인원을 밝힐 예정이다.


그간 잦은 사고로 시민들의 불안을 초래했던 도시철도 1호선이 노후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과 달리, 이번에 사고가 난 도시철도 3호선 전동차는 2005년 개통 이후 도입된 비교적 신형이어서 차량 및 선로 관리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박태우·권상국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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