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지만, 해볼 만”… 유치 여부 ‘아프리카 공략’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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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2차 PT 마친 우리 측 반응

‘쉽지는 않다. 그러나 해볼 만하다.’

지난 20~21일 프랑스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2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마치고 귀국한 정부와 부산시 핵심 인사들이 공통적으로 전하는 기류다. 최근 만난 정부 핵심 관계자는 “정말 50 대 50”이라고 말했다. 유치전의 동력을 잃지 않도록 약간의 ‘기대치’를 더했다고 감안하면 낙관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게 정확한 ‘현재 스코어’로 보인다.

한국 20, 사우디 60여 개국 지지
표심 미정 아시아·남미 공략을
유치전 정부 주도는 ‘비교 우위’
수도권 등의 무관심 해결 과제

이와 관련, 이번 PT와 현지 유치활동을 주도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28일 기자들과 만나 “사우디아라비아(리야드)가 조금 일찍 시작한 건 인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월드엑스포는 BIE 170국 회원국의 비밀투표로 결정되는데, 1국 1표 원칙이다. 사우디는 대외적으로 “80국이 공식 지지를 선언했고 7국은 서면으로, 20국은 구두로 지지를 선언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와 재계 측은 현재까지 60여개 국가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슬람 형제국’이 밀집한 중동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오일 머니’를 앞세워 아프리카 등 개도국 일부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은 동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아직 20개 국가를 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측은 아직 표심을 정하지 않은 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를 집중적으로 공략할 계획인데, 특히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지 확보를 최대 관건으로 보고 있다. 아프리카 회원국은 55개로 유럽 대륙(42개)보다 표 수가 많다. 이에 따라 내년 초쯤 윤석열 대통령이 아프리카를 직접 찾아 정상 외교를 펼칠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부와 권력을 쥔 왕실이 유치전을 주도하는 사우디와 달리 정부와 재계가 함께 뛰고 있는 것은 한국의 뚜렷한 비교우위로 평가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30일 “민간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SK회장이 엄청난 열의를 보이고 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SK와 BIE 회원국을 분담해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면서 “최종 결정은 각국 정부가 하지만, 기업들이 각국을 상대로 아래에서부터 파고든다면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부의 총력 대응 방침에도 수도권 등의 무관심으로 아직 엑스포 유치 열기가 전국적으로 달아오르지 않고 있는 것은 당면 과제로 여겨진다. 특히 여권 핵심부에서도 부산월드엑스포 유치에 대해 윤 대통령의 부산 지역 측근 인사들이 내년 총선을 겨냥해 띄운 어젠더라는 시각을 공공연하게 드러내기도 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국가의 명운을 걸고 유치하겠다고’고 했는데, 정부 내에서 찬물을 끼얹는 말들이 나오는 것은 유감”이라며 “공공과 민간의 모든 역량을 모아 일단 국내의 유치 열기부터 높여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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