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전기·가스 요금 인상… 날뛰는 물가 잡기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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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인하 이후 돼지고기 할인 행사를 벌이고 있는 대형 마트의 모습. 홈플러스 제공

소비자 물가가 7월 대혼돈 속으로 빠져든다. 국제 유가를 시작으로 천정부지로 물가가 치솟는 와중에 1일부터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인상된다.

정부는 돼지고기와 식용유 등의 할당 관세를 배제하는 한편 유류세까지 내렸지만, 외부적인 요인이 해결되지 않는 한 물가 안정은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는 게 전문가의 관측이다.

4인 가구 전기료 월 1535원 추가
올해 6%대 물가 상승률 기정사실
정부, 13가지 수입품 관세 인하
원자재 부족 한국, 대책에 한계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은 30일 3분기 전기요금에 적용될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정했다. 전기요금을 구성하는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 기후환경요금, 연료비 조정요금 가운데 연료비 조정요금이 이번 3분기에 인상되는 것이다. 이번 조정단가 조정으로 4인 가구(월 평균 사용량 307kWh 기준)의 월 전기요금 부담은 1535원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가스 요금도 1일부터 주택용 요금이 메가줄(MJ·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15.88원에서 1.11원 오른다. 전기요금과 마찬가지로 기준원료비 인상분이 반영된 결과다.

정부는 오는 10월에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한 차례 더 동시 인상할 계획이다. 유가에 이어 연쇄적으로 전기와 가스 요금까지 오르면서 가계와 자영업자의 물가 부담은 더 커졌다. 6%대 물가 상승률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21일 국무회의에서 수급이 불안정한 13가지 수입품의 관세 인하를 결정한 데 이어 30일에는 민생 안정 대책도 발표했다. 모두 ‘밥상 물가’를 끌어내리기 위한 고육책이다. 식재료에 붙는 세금과 관세를 덜어낼 테니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소비자 가격을 낮추라는 이야기다.

당장 1일부터는 수입 돼지고기 5만t에 대해 연말까지 할당관세 0%가 적용된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 대형 마트에서는 이에 발맞춰 대대적인 돼지고기 할인 행사에 나섰다.

올해 1월부터 브라질 등 원산지 작황 부진으로 대란 조짐을 보이던 커피 원두도 수입 시 내는 부가가치세 10%를 내년 말까지 한시 면제한다. 일반적으로는 경기가 호황으로 가서 소비와 투자가 과잉될 때 기대인플레이션은 높아진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반대다. 경기는 하강 국면인데 부정적 경기 전망까지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 측은 “미국 금리 인상 등 우리가 조절할 수 없는 외부 요인이 많아 불확실성이 크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수가 받쳐준다면 소비자심리지수 하락을 막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당장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가 한정적이라 당분간 살인적인 물가가 안정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동아대 경제학과 김대환 교수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 등으로 껑충 뛴 국제 유가가 다시금 안정세로 접어들 수 있을 지 7월 국제 정세를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미국도 유가를 감안해 이란에 대한 관세를 낮추고 있고, 유럽 일각에서도 ‘우크라이나가 일부 영토를 포기하더도 종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 내부 단속을 하면서 외부 환경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수밖에는 없다”고 지적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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