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례나 대면한 한·일 정상… 관계 개선 물꼬 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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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한국과 일본의 정상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5차례나 대면했다. 공식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았지만, 두 정상이 예상을 뒤엎고 여러 차례 마주한 데다 ‘미래 지향적’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공감했다는 점에서 한·일 관계 개선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미래지향적 관계’ 필요성 공감
‘강제 징용’ 배상 해법 등 주목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스페인 국왕 주최 환영 갈라 만찬 △AP4(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회담 △한·미·일 정상회담 △나토 동맹국·회원국 정상회의를 통해 4차례 대면했다. 여기에 AP4 및 나토 사무총장 기념촬영도 함께 했다.

윤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만찬장에서 기시다 총리를 만나 “참의원 선거가 끝난 뒤 한·일간 현안을 조속히 해결해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갈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나토 계기 한·일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은 것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내달 1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을 에둘러 언급하면서 선거 이후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지향적’이라는 표현으로 미뤄 볼 때 한·일관계 최대 난제로 꼽히는 강제징용 배상 문제의 해법을 본격적으로 모색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 발언에 감사의 뜻과 함께 “윤 대통령이 한·일관계를 위해 노력해 주는 것을 알고 있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이어 “한·일관계가 더 건강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며 양국 관계의 조속한 정상화를 재차 강조했다.

양 정상은 다음 날인 이날 AP4 정상회담과 한·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연속으로 머리를 맞댔다.

윤 대통령은 두 회담 사이 진행한 약식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총리에 대해 “한·일 현안을 풀어가고 미래의 공동 이익을 위해 양국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그런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를 양국 관계 발전을 함께 모색할 ‘파트너’로 평가하며 친근감과 신뢰감을 드러낸 것이다.

지난달 취임한 윤 대통령과 지난해 10월 일본 총리가 된 기시다 총리가 얼굴을 마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 간 쌓은 유대를 바탕으로 양국 정부는 관계 개선 시도를 본격적으로 전개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과거사 해법에 대한 충분한 여론 수렴 없이 안보 협력으로만 내달릴 경우 다시 반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마드리드=박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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