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총리 취임부터 퇴임까지’ 메르켈 16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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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 마리옹 반 렌테르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세계는 몸살을 앓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참극은 말할 것도 없고, 원유와 곡물 수출 제한으로 지구촌은 스태그플레이션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미국도 EU도 제대로 손을 쓰지 못한 채 글로벌 리더십 부재를 실감케 하고 있다. 이때 전 독일 총리 메르켈의 소환을 염원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이 책은 프랑스 저널리스트 마리옹 반 렌테르겜이 메르켈이 총리가 되고 퇴임하기까지 16년 동안 메르켈을 집요하게 추적한 전기다. 메르켈의 어린 시절 친구들, 동료들, 그리고 라이벌들을 대상으로 저자가 수년 동안 추적한 결과물이다. 주변 인물들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메르켈의 인물상을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메르켈 리더십의 진면목을 조명한다. 왜 우리는 작금에 지구 반대편의 독일 퇴임 총리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야 하는가? 한국 사회는 극단으로 분열해 있다. 남북 분단도 모자라서 진보와 보수, 중앙과 지방, 부자와 빈자, 남성과 여성, 586과 MZ세대…. 지난 3월 치러진 대통령 선거는 이 같은 분열상의 결정판이었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리더는 모든 진영을 아우를 수 있는 포용 정신을 갖춘 지도자이다. 메르켈은 우리가 바라는 리더십의 전형을 보여 준다. 포용 정신에 기반한 그의 무티(엄마) 리더십이야말로 한국 사회에 차용돼야 한다. 메르켈은 어느 한쪽에 치우지지 않고, 경계에 자신을 위치시킴으로써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독일을 진정한 통일국가로 거듭나게 했다. 그의 재임 기간 독일은 프랑스, 영국, 미국, 러시아 등 주변국들과 관계에서 늘 중심에 있을 수 있었다. 난민 100만 명을 수용한 것도 메르켈의 포용력을 보여 준다. 마리옹 반 렌테르겜 지음/김지현 옮김/한길사/360쪽/2만 2000원. 윤현주 선임기자 hoh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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