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강국 입지 굳히려면 부산서 ‘세계해양총회’ 유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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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여 만에 한국 찾은 임기택 국제해사기구 사무총장

“부산은 부산항을 중심으로 대학, 연구기관 등 각종 해양수산 관련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전 세계 유일한 해양도시입니다. 이 때문에 글로벌 해양강국으로서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세계해양총회’를 한국에서, 부산에서 유치해야 합니다.”

‘세계 해양 대통령’으로 불리는 임기택 IMO(국제해사기구) 사무총장이 26일 부산을 찾아 <부산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임 총장은 2016년 한국인 최초로 제9대 IMO 사무총장에 취임한 뒤 2019년 연임에 성공해 내년 말까지 IMO 수장으로서 세계 해양 분야 정책을 이끌어가게 된다. 3년 6개월만에 방한한 임 총장은 다음 주 조승환 신임 해양수산부 장관 등을 예방해 업무협의를 할 예정이다.


부산, 해양수산 인프라 모두 갖춰
글로벌 의제 다룰 총회 유치할 만
기후변화 우려에 해양 관심 커져
해운·조선산업 큰 변화 부를 것
IMO 회원국 간 갈등 조정 자평
지속가능한 해양환경 일조 평가

임 총장은 국제사회에서 한국과 부산의 입지, 역할 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해양수산부’라는 정부 부처를 가지고 있는 나라는 포르투갈, 프랑스 등 10개 국 정도에 불과하다. 독립된 정부 부처를 가지고 해양수산 업무를 관장한다는 것은 시스템을 잘 갖췄다는 의미고 글로벌 해양강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 총장은 “특히 부산은 세계 7위(물동량 기준)의 부산항을 갖고 있고 부경대, 해양대 등 교육기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진흥공사 등 정책연구기관과 재정 지원기관 등이 있다. 국내 해양수산 관련 기관의 70%가 부산에 밀집해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이 같은 해양도시를 찾기는 힘들다”면서 “부산은 이렇게 잘 갖춰진 인프라를 강점으로 살려 나가야 한다. ‘글로벌 해양 허브’로서 세계를 주도할 충분한 여력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 총장은 이 같은 관점에서 ‘세계해양총회’(UN Global Ocean Summit) 개최 유치를 고려해 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세계해양총회는 2017년 뉴욕 유엔본부에서 처음 개최된 세계 정상급이 참여하는 회의로, ‘블루 이코노미’(해양경제)를 중심으로 각종 글로벌 해양 의제를 다룬다. 3년마다 열리는 이 총회는 코로나19로 제2회 총회가 그동안 연기됐고, 다음 달 말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제2회 총회가 열리게 된다. 그는 “세계 정상이 참여하는 세계해양총회를 한국, 특히 해양수도인 부산이 유치함으로써 부산이 주요한 해양 정책을 국제적으로 주도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고, 역할을 점차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 총장은 최근 가장 큰 화두인 기후변화(탄소중립)와 관련한 정부와 기업의 정책적 성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기후변화는 세계적인 화두다. 이 때문에 기후변화와 밀접하게 관련있는 해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해운·조선산업에 큰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우리나라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정책 금융기관의 재정적 백업이 잘돼 있고, 해양 기업도 친환경에 대한 큰 관심을 가지고 대응하고 있어 탄소중립 정책에 한해 우리나라가 앞서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임 총장은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글로벌 규제인 탄소중립에 대해 선도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임 총장은 IMO 수장으로 그동안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첨예한 이해관계를 균형감 있게 조율하면서 회원국으로부터 뛰어난 지도력을 인정받아 왔다. 특히 ‘선박온실가스 감축 초기전략’을 채택하며 해운업도 유엔의 온실가스 감축 행보에 동참하는 등 환경규제를 강화함으로써 지속가능한 해운과 해양환경 보호에 노력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IMO 사무총장으로서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갈등을 좁혀 주는 화합의 문화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또 개도국에 대한 지원 활동 강화에 힘썼고, 기후변화 정책을 차질 없이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임 총장은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해운조선 정책과 산업은 정상적인 궤도에서 잘 성장하고 있다. 산업과 관련된 인프라도 전 세계적으로 잘 갖춰져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해양에 대한 관심이 높은 지금이, 블루 이코노미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주도적 역할을 할 최적의 시기”라고 강조했다. 글=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사진=이재찬 기자 c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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