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정치 요람’ 부산 연제, 6월 지방선거서도 ‘이름값’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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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여, 정치를 시작하려거든 연제로 가라.”

부산 연제구가 2030세대의 ‘정치 요람’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곳의 20~30대 청년들이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월등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울산·경남(PK)지역 전체 39개 자치구를 통틀어 연제만큼 청년들의 총선과 지선 당선율이 높은 곳은 없다.

행정 1번지… 정치 역동성 높아
30대 국회의원·시의원 줄줄이
현 구청장도 40대로 PK 최연소
2030 정치 지망생에 ‘기회의 땅’

2018년 지방선거 때 연제에선 김태훈(당시 32세) 시의원과 최민준(당시 36세) 이의찬(당시 25세) 김형철(당시 37세) 구의원 등 4명의 2030 당선인이 배출됐다. 특히 이의찬(더불어민주당) 구의원은 부산지역 최연소 기초의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7회 지방선거 당시 부산의 16개 구·군 중 2030세대 시의원을 배출한 자치구가 5곳(연제 부산진 해운대 수영 기장)에 불과하고 해운대, 서, 사상, 기장 등 4곳에선 20~30대 구의원이 단 1명도 당선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연제구의 지선 결과는 전국적인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2030세대는 아니지만 이성문(47) 연제구청장은 부울경 전체 지자체장 중 나이가 가장 어리다. 그만큼 연제가 젊은 정치인에게 우호적이란 얘기다.

총선 결과도 비슷하다. ‘미스터 쓴소리’로 유명한 김해영 전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39세의 나이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당시 부울경 전체 40명의 국회의원 당선인 중 30대는 김 전 의원이 유일했다. 17대 총선 결과는 더욱 획기적이다. 김희정 전 의원은 당시 전국 최연소(33세) 나이로 당선됐다. 김 전 의원은 비록 재선에 그쳤지만 젊은 나이에 청와대 대변인(39세)과 여성가족부 장관(43세) 등 요직을 지내기도 했다. 이 지역 국회의원인 이주환 의원도 40대를 갓 넘긴 42세에 부산시의원으로 출발해 21대 총선을 통해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이처럼 부산 연제가 2030 정치 지망생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자리매김한데는 지역적 특성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다. 연제는 부산의 행정·입법·사법의 중심지이다. 이곳에는 부산시청과 부산시의회, 부산고·지법, 부산고·지검, 부산경찰청 등 굵직한 행정 기관들이 밀집해 있다. 행정중심도시인 세종시를 제외하곤 연제처럼 대규모로 행정기관이 모여 있는 곳은 드물다. 다른 지역보다 주민들의 정치 의식이 높을 수밖에 없다. 연제구의 재정자립도는 부산의 중간수준(7위)이지만 주민들의 생활수준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이곳에 거주하는 40대 김 모 씨는 “우리는 정당이나 정치색을 그다지 따지지 않는다”며 “투표 과정에서 후보의 역동성과 미래지향성을 무엇보다 중시한다”고 말했다. 모 정치 전문가는 “젊은 세대가 부산에서 정치를 하려면 연제에서 지방의원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고 했다.

이런 전반적인 분위기를 반영하듯 연제지역 2030세대의 도전 태세가 예사롭지 않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자체 조사에 따르면 이열(37) 시당 청년보좌역과 김태희(34) 전 부산시당 청년위 사무국장, 김현규(33) 청년당원 등 3명이 오는 6월 지방의원 선거에 나설 예정이다. 민주당에선 기존 2030세대가 많이 포진해 있다. 이들 중 이열 청년보좌역은 자동차정비업체를 운영하는 소상공인 대표로서 현재 연제구 당협 청년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지방의회에 진출해 소상공인들의 애로를 생생히 전달하고 대책 방안을 제시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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