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도 높아진 단일화 방정식, 윤석열·안철수 답안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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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야권 단일화가 3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정국의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이를 둘러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신경전은 거칠어지고 있다. 양측은 표면적으로 ‘자강론’을 외치지만, 속내는 복잡한 모양새다. ‘이재명·윤석열·안철수’ 3자 구도보다는 정권교체 열망을 하나로 뭉쳐 양강 대결로 맞붙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3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희는 굉장히 냉철하게 데이터 등을 통해 단일화를 바라보고 있다”며 “단일화가 실제에 도움이 되느냐부터 상당히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재차 밝힌 것이다.

이준석 “단일화, 실제 도움 될지 의구심”
권은희 “자가발전 전에 윤에나 집중하라”
양당 겉으론 자강론 외치지만 속내 복잡
날 선 신경전 속 “당장 협상” 목소리도
후보등록일인 13~14일이 첫 데드라인
투표용지 인쇄일, 사전투표일 마지노선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도 같은 날 다른 라디오에 출연, “(이 대표가)단일화 자가발전하시기 전에 (윤석열 대선)후보에게 집중하라”면서 “도대체 윤 후보와 이 대표는 ‘닥치고 정권교체’를 빼고 어떤 대한민국으로 끌고 갈 것인지 단 한마디의 말도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제1야당이라면 해야 될 부분에 책임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양측의 갈등이 감정싸움으로까지 치닫는 것은 당내에서도 단일화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윤 후보의 지지율이 회복하는 상태에다 정권교체 여론도 높은 상황에 단일화라는 변수를 만들 필요가 없다”며 “국민의힘에서 얻을 실익이 크지 않다”고 일축했다. 결국 4자 구도로 진행되더라도 정권교체층이 사표 방지 심리 때문에 실제 투표 당일에는 윤 후보로 쏠리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국민의당도 비슷한 상황이다. 국민의힘과의 차별성이 안 후보 지지율 견인의 주요 요인인 데다 국민의당을 향해 연일 공격하는 이 대표 등도 단일화를 가로막는 벽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손을 맞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은 지금부터라도 당장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과 단일화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며 이번 대선 국면에서 처음으로 안 후보와의 연대를 공개적으로 처음 촉구했다. 그는 “들쑥날쑥한 여론조사 지지율만 믿고 자강론을 펼칠 만큼 여유로운 대선이 아니다”며 “아직 섣부른 자신감이며,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양측의 단일화 첫 데드라인은 오는 13~14일 대선 후보등록 기간이다. 두 후보 모두 완주 의지가 강한 만큼 등록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두 번째 고비는 오는 28일 투표용지 인쇄일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사실상 투표 용지 출력 전까지만 (단일화 문제가)정리된다면 양쪽 모두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투표용지 인쇄가 진행되면 현장 안내문과 용지에 ‘사퇴’ 표기가 이뤄지지만 단일화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후 투표용지 인쇄일을 지나 두 후보가 막판에 들어서야 극적인 합의에 성공하게 된다면 다음 달 4일 사전투표일이 마지노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단일화 가능성이 피어 올랐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후보 사이에서도 신경전이 벌어진다. 김 후보는 전날(2일) 이 후보와의 양자 토론을 계기로 제기된 연대설에 대해 “그쪽(민주당) 희망인 모양”이라며 일축했다.

김 후보는 3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후보와 토론회에서 정책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인 데 대해 “정치 공방만 하고 다음 정부로 간다면 (소상공인들이)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자는 뜻으로 한 것”이라며 “단일화를 염두에 둔 것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여러 번 강조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구애는 이어진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두 분이 맨날 윽박지르고 싸우고 남 얘기 안 듣고 자기 주장만 하는 정치판에서 신선한 모습을 보여 줬다고 생각한다”며 두 사람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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