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지도 박빙 균열 대선, 사과하느라 바쁜 후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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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선을 40여 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두 대선 후보의 초박빙 구도에 민심의 변화가 생겼음을 보여 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는다. 등 한국지방신문협회 소속 9개 언론사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지난 20~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3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통해서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와 이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각각 42.9%, 35.5%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협회의 지난해 말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와 이 후보 지지율이 각각 39.5%, 39.4%의 팽팽한 대결 양상을 띈 것과 비교할 때 뚜렷한 격차가 나타난 게다.

여론조사 결과, 팽팽한 구도에 변화 조짐
시대정신·지역 발전 담은 정책 대결 필요

윤 후보는 한 달 만에 철옹성 같았던 30%대 박스권 지지율을 뚫고 40%대로 올라서며 이 후보에 오차범위 밖의 우세를 보였다. 이같이 접전 구도에 균열이 발생한 것은 윤 후보가 잘해서가 아니라, 이 후보와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국민이 늘어난 데 따른 반사이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 지지율이 오르기는커녕 3.9%포인트나 떨어져서다. 최근 실시된 다른 여러 여론조사에서도 이 후보 지지도가 정체나 하락세를 보이는 건 이 후보가 성남 대장동 특혜 의혹과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등에 대해 거듭 사과하기에 바쁜 여파로 보인다. 23일 불거진 ‘586 용퇴론’을 포함한 여권 내 잡음과 분열도 무관하지 않다.

이런 이유로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국민의 반응이 지금도 지속돼 실로 안타깝다. “지지할 만한 후보가 없다”는 유권자들의 볼멘소리가 여전히 유효하다. 참으로 이상한 선거가 아닐 수 없다. 통상 선거가 임박할수록 확실한 지지 후보가 정해지기 마련인데, 이번 대선은 되레 갈수록 유동층이 증가하는 모양새다. 여기에는 윤 후보의 책임도 크다. 그 역시 부인 김건희 씨가 ‘7시간 통화’에서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굿을 했다고 발언한 데 대해 사과하는 등 사과의 연속이다. 유력한 두 대선 주자가 상호 비방전과 사과 정치로 정치 혐오감을 부추기는 셈이어서 선거운동 방식의 변화가 절실하다.

두 후보의 공약을 유심히 살펴보면 국가와 지역의 실효적인 발전이 가능한 것보다는 그때그때 책상머리에서 위기 모면용과 선심성으로 내놓은 방안들이 대부분이다. 양측은 후보 리스크와 네거티브가 기승을 부리는 대선에서 탈피해 국가균형발전과 민생 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 대결로 전환할 때다. 최근 지방분권전국회의 등 전국의 시민사회단체가 일제히 수도권·지방의 상생을 위해 자치분권과 균형발전 실현을 위한 개헌을 촉구하고 있는 목소리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사회가 공감하는 시대정신과 지역 발전 어젠다를 구체적 공약으로 제시하는 쪽이 유동층을 중심으로 요동치는 민심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일이다. 지금 국민들은 정책 선거가 활발하게 이뤄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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