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부처’ 틱낫한 스님 열반 지구촌 애도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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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불교 지도자이자 평화 운동가인 틱낫한(사진) 스님이 향년 95세를 일기로 열반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와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틱낫한 스님은 베트남 중부 도시인 후에의 뚜 히에우 사원에서 별세했다. 베트남 출신인 틱낫한 스님은 시인이자 교사, 평화 운동가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함께 ‘살아있는 부처’ ‘영적 스승’으로 꼽혔다.

고인은 1926년에 태어나 23세의 나이에 승려가 됐다. 영어 등 7개 국어를 구사했던 그는 1960년대 초 미국 프린스턴대와 컬럼비아대를 방문해 불교 관련 강의를 했다.

지난 1963년 고국에 돌아온 뒤 반전운동에 참여했다가 베트남 정부에 의해 추방당했다. 이후 주로 프랑스에 거주하면서 불교 원리를 정치·사회 개혁에 적용하는 참여불교 운동을 전개하며 전세계에 영향을 끼쳤다. 그는 프랑스에 플럼빌리지 사원을 세운 뒤 줄곧 마음의 수련과 명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인은 생전에 미국의 인권 운동가인 고 마틴 루서 킹 목사와 만나 갈등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평화와 비폭력을 지향하는 틱낫한 스님에 감명한 킹 목사가 그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고인은 2014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말을 할 수 없게 되자 여생을 고향에서 보내기 위해 2018년 베트남으로 돌아왔다. 생전에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던 틱낫한 스님은 한국에서도 ‘화’ ‘틱낫한 명상’ ‘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미소’ 등 다수의 책을 출간했다.

틱낫한 스님의 열반 소식이 전해지자 달라이 라마는 고인의 업적을 기리며 추모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나의 친구이며 영적 형제”라고 고인을 애도했다.세계 언론사들도 틱낫한 스님의 별세 소식을 전하면서 애도의 뜻을 전했다. AFP통신은 고인을 “서구에 마음챙김을 소개했다”고 전했고 뉴욕타임스는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 승려”라고 평가했다.

이현정 기자·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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