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배지 후보자’까지 구청장 도전… ‘지선’ 공천 경쟁 과열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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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성

2020년 부산 총선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던 ‘금배지 후보자’들이 체급을 낮춰 구청장 선거에 도전한다. 정치적 공백의 장기화를 막고, 지역 내 기반을 더욱 탄탄히 다지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기존 예비후보자가 넘쳐 나는 상황에서 총선 후보자들까지 가세하면서 6·1지방선거는 역대급 경쟁을 예고한다.

남구에는 국민의힘 오은택·진남일 전 시의원이 ‘아픈 과거’를 뒤로하고 구청장 출마를 선언했다. 오 전 시의원은 2년 전 의원직을 내려놓고 일찌감치 남구을 총선 예비후보자로 뛰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바람’을 뚫고 거머쥔 의원직까지 포기하며 도전했지만, 결국 이언주 남구을 당협위원장이 전략공천됐다. 오 전 시의원은 “대선에 올인한 뒤 개인 선거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서 총선 고배 6명 출마 예상
오은택·진남일·김척수 등 거론
기존 희망자도 넘쳐나 벌써 반발
모두 출마 강행 땐 역대급 경쟁률

진 전 시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에게 남구갑 공천이 돌아가자, 이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까지 준비했다. 그러나 출마 선언 전날 밤 김정훈 전 의원의 중재로 박수영 의원과 화합주를 마신 뒤 출마 뜻을 접었다. 진 전 시의원은 “남구에서 오랫동안 정치 경력을 쌓은 만큼 애정을 가지고 봉사하겠다”고 밝혔다. 남구는 누구도 공천을 장담할 수 없는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국민의힘에서만 김선길·송순임·이희철 전 시의원과 유정기 부산시당 주거안정특별위원장 등도 일찌감치 표밭을 다져 왔다.

사하구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697표 차이로 낙선한 김척수 사하갑 당협위원장이 구청장 후보로 거론된다. 김 위원장은 “주변에 출마를 권유하는 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대선에 먼저 승리한 뒤 결정지을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 경쟁자들은 당협위원장직을 유지한 채 구청장 선거에 나서는 건 과욕이라며 김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한다.

지난 총선에서 사하갑 예비후보자로 뛰었던 최민호 사하구 국민체육센터 상임감사도 구청장 선거에 도전한다. 현재 사하구에는 조경태 의원 측근으로 분류되는 노재갑 전 시의원과 성창용 보좌관 등이 공천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의정활동에 높은 평가를 받는 윤지영 시의원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김원성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고향 영도구에서 출마 채비 중이다. 2년 전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북강서을에서 국회의원 공천을 받았지만, 이후 미투 의혹이 제기돼 공천이 취소됐다. 당시 잠적까지 하며 억울함을 호소한 김 전 위원은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지난해 국민의힘에 복당했으며 공천을 두고 이상호·안성민 전 시의원 등과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에 도전하는 후보 대다수는 국민의힘 소속이다.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경쟁해야 할 현역 구청장이 별로 없는 데다, 부산 선거판이 보수 우세 지형으로 평가되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총선에 3차례 도전했던 정진우 전 북강서을 지역위원장이 강서구청장 후보로 거론된다. 그러나 본인은 출마설을 일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를 확정 지은 후보들은 국회의원만큼이나 구청장도 매력적인 자리로 본다. 지역 행정에 적잖은 재량을 발휘할 수 있고, 차기 총선까지 이어질 정치적 공백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활약에 따라 다음 행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한편 지방선거에서 중도·보수 진영 교육감 후보로 출마하는 하윤수 전 부산교대 총장도 총선 도전 이력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해운대을 유력 후보군에 포함됐으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출마가 무산됐다. 하 전 총장은 단일화 과정에 하차한 박한일 전 해양대 총장, 현 김석준 교육감 등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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