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라 정청래’ 공개 요구 민주 ‘86그룹 용퇴’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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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선대위의 분위기가 심상찮다. 대선 표심의 분수령인 설 연휴를 앞두고 이 후보 지지율이 30% 중반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선거 전략의 전면적인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불교계와 갈등 촉발 책임론 확산
조응천 “자진 탈당, 선당후사 필요”

일각에서는 당내 해묵은 화두인 ‘86(80년대 학번 60년대생)그룹 용퇴론’이 다시 고개를 든다. 최근 불교계와의 갈등을 촉발한 정청래 의원의 탈당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선대위 고위 관계자는 20일 “정책 행보로 차근차근 득점해 설 연휴까지 40%대로 올라선다는 목표가 사실상 어려워지지 않았느냐”며 “선거 전략을 과감하게 수정해 판을 흔들어야 한다는 얘기가 선대위 내에서 점점 많아지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말연시 상승세를 타던 이 후보의 지지율은 국민의힘 내분 사태가 진정되면서 완연한 조정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이 후보가 연일 정책 발표 등으로 강행군을 하지만 지지율 변화는 미미하다. 이 후보도 최근 선대위 단체 대화방에 선거 전략 변화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글을 그대로 옮겨 놓으면서 답답한 심경을 우회적으로 표출했다.

여기에 당내 탈당 요구에 직면한 정청래 의원이 ‘이핵관(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을 언급하며 대립각을 세우면서 당내 분란도 커지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 친문(친문재인) 주류에게 쓴소리를 해온 조응천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솔직히 차마 말은 못 하지만 마음속으로 자진해서 탈당해 줬으면 하는 의원분들이 주위에 많을 것”이라며 “지금처럼 선당후사가 필요한 때가 언제냐”라고 공개적으로 정 의원의 탈당을 요구했다. 정 의원은 일단 맞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런 기류와 맞물려 이 후보 측 일각에서 86그룹 용퇴론을 다시 거론하는 것도 주목된다. 이 후보의 지지율 정체에는 50%대가 넘는 정권교체론이 영향이 가장 큰 만큼,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와 함께 당내 기득권으로 지목된 86그룹의 희생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논리다.

86그룹 핵심 인사들이 불출마 선언을 통해 당 쇄신 바람을 일으킬 경우, 이 후보의 개혁 이미지가 되살아나면서 지지율 상승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 후보 선대위 핵심인 김영진, 이원욱, 김병욱 의원 등이 86그룹이긴 하지만,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 출신이 즐비한 당내 86그룹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주류에 속한다.

반면 86그룹 용퇴론이 이전 선거에서도 몇 차례 반복된 사안이라 당사자들이 응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데다, 이 후보 측 신주류와 구주류 간의 권력 다툼으로 비화할 소지가 크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이 후보의 코어 그룹에서는 갑갑한 국면을 탈출하기 위한 충격 요법도 동원하려 하겠지만, 지지율 정체의 상당 부분은 이 후보의 도덕성 문제에서 기인한다는 점에서 내부에서 동력을 얻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전창훈 기자 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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