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생각보다 잘했다”는 바이든… 미국 여론은 “글쎄”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1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역대 최악 수준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둔 기자회견에서 긴 시간 자화자찬에만 몰두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여론의 반응도 싸늘했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서도 ‘가벼운 침입’인 경우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식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둔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실제 성취할 수 있는 것보다)과도한 약속을 한 적이 없다”며 “내가 1년간 해온 것은 다른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우리는 엄청난 진전을 이룬 상황”이라며 “얼마 전까지 사망자 수가 현재의 세 배나 됐으나 줄어들고 있고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호전·실업률 감소 등 언급
1주년 기자회견 ‘자화자찬’ 일색
유권자 여론조사선 37% ‘낙제점’
우크라 침공 수위 조절 발언 논란

이는 ‘1년 전 취임 당시 미국 대중에게 실제 이룰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약속한 것인가’라는 백악관 출입 기자단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 밖에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는 ‘상원에서 투표 개혁 법안 처리를 위한 노력이 사실상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코로나로 매일 1500명의 미국인이 죽고 있다’ ‘국민적 분열은 트럼프 당시와 마찬가지 상태’ 등 바이든의 지지율 하락과 직결된 국내외 각종 사안에 대한 질문이 잇따랐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1년간)2억 1000만 명의 미국인들이 코로나 완전 접종을 했다”며 “1년 만에 6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었고 실업률은 3.9%로 떨어졌다”고 했다. 또 “빈곤율은 40% 가까이 감소했고, 소득은 올라갔다”고 강조한 데 이어 “1년간 도전으로 가득 찼지만 수많은 개선이 이뤄졌다”고 1년을 평가했다.

기자회견은 111분간이나 지속됐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같은 날 공개된 미 유권자 대상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37%가 바이든 대통령의 집권 1년에 대해 낙제점인 ‘F’를 줬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가 지난 15~16일 미국 등록유권자 2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8%가 미국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1년간 직무수행에 대한 평가에서 응답자의 37%가 낙제점인 F를 줘 A(11%)나 B(20%)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또 집권 초반임에도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지지한다는 비율은 41%에 그쳤고 56%가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과 관련, "만약 '가벼운 침입’(a minor incursion)이라면 별개다. 우리는 무엇을 할지와 하지 않을지 등을 놓고 싸워야 하는 처지가 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CNN방송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침입(incursion)과 침략(invasion)을 구분하려는 것에 충격받았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소규모 침입에 대해선 제재가 없을 것이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