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3명 중 1명, 서울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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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국내 발생 2년

19일 오후 부산 동구보건소 선별 진료소에서 검체 채취를 하던 한 의료진이 지친 모습으로 잠깐 휴식을 취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정확히 2년 전 국내 첫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된 이후 지금까지 국내 확진자 3명 중 1명은 서울에서 나왔다. 특정 대도시가 나라 전체의 감염 확산세를 주도하는 곳은 전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서울이 유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과밀화가 감염 증폭 현상을 초래한 것으로 분석된다.

누적 확진자, 국내 전체의 34.6%
세계 주요 도시 중 확진자 비중 ‘톱’
도쿄 21.9%, 런던 13.8% 불과
초과밀화, 전국적 ‘감염 증폭’ 불러

이달 현재 기준 한국·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일본 등 이른바 ‘3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의 코로나19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 국가에서 특정 대도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서울이 압도적인 1위로 드러났다. 19일 0시 기준 서울의 누적 확진자는 24만 4565명으로 국내 누적 확진자 70만 5902명의 34.6%를 차지했다. 확진자 비중이 30% 넘는 도시는 서울이 유일하다.

그나마 확진자 비중이 높은 도시가 일본 도쿄였으나 수치는 21.9%에 머물렀다. 영국 런던이 13.8%였으며, 이탈리아 로마, 독일 베를린,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등 나머지 주요 대도시의 확진자 비중은 3.2~5.9%로 5% 안팎에 불과했다. 서울의 7분의 1 수준이다.

서울의 확진자 비중이 압도적인 이유는 이례적인 감염 증폭 현상까지 빚어졌기 때문이다. 국내 인구 대비 서울의 인구 비중은 18.4%(950만 명)이지만, 확진자 비중은 1.9배인 34.6%이다. 실제 인구보다 배 가까운 감염이 일어난 셈이다. 비슷한 양상이 나타난 도시는 일본 도쿄가 유일하다. 도쿄의 인구 비중은 11.1%이고, 확진자 비중은 21.9%였다.

나머지 도시들은 대부분 확진자와 인구 비율이 비슷한 수준이었다. 각 도시의 국가 내 인구와 확진자 비중은 △뉴욕 2.6% 대 3.3% △베를린 4.3% 대 5.0% △로마 7.0% 대 5.9% △파리 3.4% 대 4.6% △런던 13.1% 대 13.8%였다. 이들 도시에선 서울과 같은 감염 증폭이 없었던 셈이다.

서울의 감염 증폭은 인구와 자원이 기형적으로 한 도시에 집중된 결과이다. 대도시는 의료 인프라가 우수해 일정 범위에서는 과밀화가 이뤄져도 감염 위험도가 크게 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서울은 이런 수준을 뛰어넘는 초과밀화 상태이다. 경제·사회·문화 등 분야별 자원들도 집중되면서 감염 증폭 현상이 더 심각해졌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방역 규제가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 서울의 감염 확산세는 결국 전국으로 퍼지기 때문에 집중화에 따른 감염 증폭 피해는 전 국민이 짊어져야 하는 형국이다. 특히 유럽 주요 대도시 사례를 근거로 서울 집중도가 완화될 경우를 가정하면, 국내 코로나19 감염 규모가 20~30% 이상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이는 거꾸로 그동안 서울 집중화로 국내 감염 규모가 20~30% 이상 커졌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감염 증폭으로 방역 규제가 강화된 것까지 고려하면, 팬데믹 상황 속 서울 집중화로 인한 경제적 타격은 집계가 어려운 수준이다.

김백상·황석하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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