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거부 스포츠 스타들, 명예도 실리도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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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스포츠 스타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면서 대회 출전과 후원 계약 등에 차질을 빚고 있다. 백신 미접종으로 호주오픈 출전이 무산돼 고국 세르비아로 귀국하는 테니스 스타 노바크 조코비치(왼쪽)와 올림픽 출전 기회를 놓친 프로골퍼 브라이언 디섐보. 로이터AP연합뉴스연합뉴스

호주오픈 출전이 최종 무산된 노바크 조코비치(35·세르비아) 사태의 여파가 확산되고 있다.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는 물론 앞으로 3년간 호주오픈 참가가 어려울 가능성이 커졌다. 타 테니스 메이저대회 역시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의 대회 참가에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하고 있어 조코비치는 위기에 몰렸다.

호주연방법원은 16일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을 이유로 호주 정부가 입국 비자를 취소한 결정에 불복해 조코비치가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지난 5일 호주에 도착해 대기 중이던 조코비치는 법원의 판결이 나온 직후 출국을 위해 멜버른 공항으로 이동했다. 결국 조코비치는 백신 문제 때문에 입국도 못하고 열흘 만에 짐을 쌌다.

조코비치, 호주오픈 결국 무산
향후 3년간 출전도 제한될 듯
메이저 최다승 나달에게 기회
코로나 확진으로 올림픽 불발
PGA 디섐보 아직도 “필요없다”
NFL 로저스, 후원 계약 중단


이번 호주오픈 참가 불가로 조코비치는 물론 테니스계는 역사적인 순간을 놓치게 됐다. 메이저 대회 20회 우승 타이기록을 가진 남자 테니스 ‘빅3’인 로저 페더러(41·스위스)와 라파엘 나달(36·스페인), 조코비치 중 누가 가장 먼저 ‘테니스 황제’에 오르느냐를 결정할 대회였기 때문이다. 조코비치는 셋 중 가장 어린 데다 최근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여 이번 대회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호주오픈에서만 9번 우승한 만큼 조코비치가 이번 대회에서 ‘대관식’을 열 것이라고 관측됐지만, 코로나 백신에 기회를 잃게 됐다.

조코비치의 대회 불참으로 경쟁자 나달이 기회를 잡았다. 나달은 이번 호주오픈에서 메이저대회 21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나달은 호주오픈에 이어 열리는 클레이 코트 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도 우승이 점쳐진다. 조코비치와의 격차를 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조코비치의 ‘백신 거부’ 결정의 여파는 이번 대회에만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호주는 현행법상 비자 취소 조치로 추방된 사람은 이후 3년간 호주 입국이 금지된다.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뿐만 아니라 앞으로 2~3차례 대회에 참석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또 호주오픈이 백신 거부자에 대한 엄격한 규정을 적용한 만큼 타 메이저대회 역시 관련 규정을 동일하게 적용할 가능성도 있어 조코비치는 큰 결단을 내려야 할 상황에 놓였다.

조코비치 외에도 백신 접종을 거부한 스포츠 스타들은 또 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대표적이다. 디섐보는 지난해 7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코로나19에 확진돼 올림픽 출전 기회를 놓친 이후 백신을 맞지 않고 있다. 그는 “백신을 맞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백신은 나처럼 젊고 건강한 사람보다는 꼭 필요한 사람에게 돌아가야 한다”며 백신 접종을 사실상 거부했다.

미국프로풋볼(NFL) 그린베이 패커스 쿼터백 에런 로저스(미국)는 백신 접종에 반대하다 후원 계약이 중단됐다. NFL 최우수선수(MVP)만 세 차례 수상한 로저스는 백신 접종을 반대하면서 9년 동안 자신을 후원했던 의료 관련 기업 프레비아 헬스와 계약이 중단되기도 했다.

독일 축구 선수 요주아 키미히(바이에른 뮌헨)는 백신 접종을 지속적으로 거부하다가 코로나19에 확진된 이후 전향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폐 손상까지 겪은 뒤 두 달여 만에 필드에 복귀했다. 키미히는 독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과 같은 상황을 겪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더 일찍 백신 접종에 대한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며 자신의 결정을 후회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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