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77만 명이나 늘었다는데… 고작 9000명 증가한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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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국 취업자 수가 크게 증가한 데 반해 부산의 취업자 수 증가는 소폭에 그쳤다. 지난해 말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청년 채용박람회’에서 청년들이 게시판을 보고 있다. 부산일보DB

전국적으로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77만 명이 넘게 늘었지만 부산에는 ‘먼 나라 소식’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부산은 취업자 수 증가 규모가 1만 명도 안 되는 저조한 실적에 머물렀다.

20~30대 젊은 층의 인구가 계속 수도권으로 이탈하는 현상, 지역 제조업이 여전히 부진한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경기도의 경우 취업자 수가 50만 명 가까이 늘고 서울도 11만 명이 넘게 증가하는 등 일자리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취업자 증가는 ‘수도권의 잔치’일 뿐이라는 자조 섞인 말들마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국 고용 동향 분석
1년 만에 수도권 61만 넘게 늘어
홍남기 “코로나 전보다 더 좋아”
부산은 고용 훈풍과는 거리 멀어
3만 2000명 감소한 제조업 열악
고용률 올라도 여전히 전국 최저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12월 전국의 취업자는 1년 전보다 77만 3000명(2.9%)이 증가했고 고용률은 60.4%로 1.3%포인트(P) 올랐다.

이처럼 고용실적이 좋아지자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가 코로나19 이전 고점 수준을 웃돌았다”며 “거리 두기 격상으로 우려가 컸으나 위기 이전 고점인 2020년 2월 취업자 수의 100.2% 수준을 회복했다”고 자찬했다.

12월 코로나19 확산세가 컸는데도 취업자가 증가한 것에 대해 통계청 공미숙 사회통계국장은 “코로나19 관련 악재는 이미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 “연말 특수를 기대하고 (직원을 고용하는 등)준비를 했던 게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고용 훈풍’은 부산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는 말이었다. 이날 동남지방통계청이 따로 발표한 부산의 12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불과 9000명이 증가하는 데 그쳤다. 9000명이 증가한 것도 지난해 경기가 워낙 안좋았던 데 대한 기저효과라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특히 경제활동의 기반이 되는 광공업(제조업)에서 3만 2000명이나 감소하고 자영업자들이 많이 진출한 도소매·음식숙박업에서는 1만 4000명이 줄어드는 등 큰 타격을 받았다.

다만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과 전기·운수·통신·금융업에서는 취업자가 각각 2만 7000명, 1만 6000명이 늘어나 그나마 취업자 감소를 막는 역할을 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학교의 기간제교사와 같은 공무직, 위드코로나로 인한 학원강사 채용 등에서 고용인원이 늘어난 것 같다”며 “그러나 기계·장비제조업 등 제조업 여건이 매우 나빠 부산에서 취업자를 크게 늘릴 만한 요소가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지난해 1~11월에 부산에서 20대와 30대 젊은 층 인구 5530명이 서울로 순유출되는 등 수도권으로 인구유출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취업자의 큰폭 증가는 ‘언감생심’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12월의 취업자는 경기도가 49만 7000명이 늘어나고 서울이 11만 1000명이 증가하는 등 수도권에 집중됐다. 전국 취업자 증가분 77만 3000명 중에서 수도권이 61만 7000명을 차지한 것이다.

이와 함께 부산은 12월에 임금근로자(직장을 다니며 급여를 받는 근로자)가 1000명 줄었고 비임금근로자(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는 1만 1000명이 늘어나 취업의 구조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금근로자 중에서 일용근로자도 2만 2000명이 줄어 일용직 일자리 구하기도 여의치 않았다.

부산은 9000명의 취업자가 늘면서 고용률이 55.5%에서 55.8%로 약간 올랐으나 이번에도 전국에서 고용률이 가장 낮았다. 실업률은 3.5%로 0.5%P 떨어졌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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