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사랑상품권, 지역 경제에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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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군 지역화폐인 ‘고성사랑상품권’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얼어붙은 지역 상권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발행액의 배가 넘는 생산유발에 일자리 창출까지, 기대 이상의 시너지효과로 코로나 경제 위기 극복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경남연구원은 2021년 주요 현안 과제로 수행한 ‘고성군 지역사랑상품권 할인 판매 제도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연구 결과, 2020년 발행된 383억 원어치 상품권이 707억의 생산유발과 1227명의 취업 유발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발행액 배 넘는 707억 생산 유발
취업 유발 효과도 1227명 달해

경남연구원(옛 경남발전연구원)은 경남도와 18개 시·군이 출연한 공공정책연구기관으로, 지난해 공모를 통해 고성군이 제안한 과업을 채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성사랑상품권 사용 지역은 고성읍이 80%를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소매업이 61.1%로 가장 많았고, 음식점·주점업, 교육서비스업, 보건업 등에서 주로 사용됐다. 특히 할인율이 높을수록 사용액도 증가했다.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상품권이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고성사랑상품권은 지역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2018년 발행한 지역화폐다. 전국에서 사용·환전이 가능한 기존 온누리상품권과 달리 지역 내 음식점과 주유소 같은 영세 점포와 전통시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상품권 유통 수익이 지역 소상공인에게 오롯이 돌아가도록 기업형 슈퍼마켓(SSM)과 백화점, 대형마트에선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하지만 초기 실적은 기대 이하였다. 상품권 인지도가 낮은 데다, 가맹점도 적었기 때문이다. 고성군은 가맹점 확대와 유통 활성화에 주력했다. 일단 군 주관 각종 시상금과 공무원 맞춤형 복지포인트 등을 상품권으로 대체했다.

각종 사회단체와 관계기관, 지역 기업체 등에도 적극적인 구매 협조를 요청했다. 특히 소비가 늘어나는 명절 전후나 연말연시를 겨냥한 특별 할인 행사도 병행하며 꾸준히 판매량을 늘렸다. 상품권의 종류도 종이, 모바일에 이어 카드까지 도입해 사용자 편의를 높였다. 덕분에 첫해 63억 원에서 이듬해 150억 원, 2020년 383억 원 등 매년 배 이상 성장했다.

상품권 거래가 활성화하면서 가맹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최초 600여 곳에 불과했던 상품권 취급 점포는 현재 1800여 곳을 넘어섰다. 고성군 관계자는 “올해도 발행 규모를 증액하기로 했다. 작년 대비 15억 증가한 240억 원을 목표로 잡았다”며 “할인 판매 등 다양한 시책을 통해 침체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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