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운영 앞둔 ‘동백통’ 대대적 홍보부터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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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정식 출범을 앞둔 부산 최초의 공공배달 플랫폼 ‘동백통’이 시범운영 기간 동안 기대에 못 미치는 이용률과 불안정한 시스템 문제를 드러냈다. 대기업 플랫폼이 독식한 배달앱 시장에서 동백통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대대적인 홍보와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부산시와 부산 연제구의회에 따르면 부산시는 지난해 10월 한 달간 연제구에서 동백통을 시범운영하면서 연제구민 소비자체험단에게 1만 원 동백통 모바일 무료 쿠폰 300장을 제공했는데, 절반 이상이 사용되지 않고 사실상 버려졌다.

부산시 첫 공공배달 플랫폼
참여율 저조·시스템 불안정
이달 내 부산 전역 전면 도입
프로그램 보완 등 개선 필요

연제구 시범운영에는 음식점 108곳과 전통시장(연동시장) 내 점포를 포함해 총 115개 업체가 참여했다. 쿠폰 300장 중 사용된 것은 음식점에서 111장, 전통시장에서 20장 등 131장뿐이었다. 제공 대상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체험단인 걸 고려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치다.

특히 부산시는 동백통의 차별점으로 전통시장 상품과 노포 음식 배달을 홍보했지만, 정작 시범사업 대상의 유일한 전통시장인 연동시장의 90여 개 점포 중 참여는 20여 개에 그쳤다. 전통시장 점포 대부분이 동백통 참여 조건인 사업자 등록이 없기 때문이다.

참여 상인들도 저조한 이용률과 불안정한 시스템에 불만을 토로했다. 연동시장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 모(65) 씨는 “공공배달플랫폼이 나왔다고 해 참여했지만, 시범운영 한 달 동안 동백통으로 들어온 주문은 1건도 없었다”라며 “본격 출시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상인 이 모(43) 씨도 “아이폰 주문의 경우 결제가 안되는 경우도 종종 생겼고, 배달업체와 연동이 되지 않아 별도로 오토바이를 불러야 하는 일도 있었다”며 “시스템을 믿을 수 있어야 정식으로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백통은 소상공인과 시민의 상생을 위한 공공서비스로 기대가 높았다. 동백통은 민간 배달앱과 달리 중개 수수료와 광고비, 가맹비가 면제된다. 결제 수수료(2%)도 배달의민족 등(3.3%)보다 낮다. 소상공인들은 노출을 위해 광고비를 집행해야 하는 대기업 배달플랫폼보다 훨씬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 부산 전역의 동백통 가맹점으로 식·음료점 498곳, 전통시장 132곳, 중소기업 제품 1041개 등 1671곳이 입점했다. 추가로 신청한 곳도 6868곳에 달해 동백통 가맹점은 점차 늘어날 예정이다.

소비자도 동백통에서 지역화폐인 동백전으로 결제하면 결제금액의 10% 캐시백을 적용받을 수 있어 기대가 상당하다. 정 모(45·부산 수영구) 씨는 “코로나 여파로 배달 음식을 자주 주문하는데, 캐시백 혜택 때문에 앞으로는 동백통을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제구의회 김형철 의원은 “전통시장 점포의 사업자 등록률은 50%에 그쳐 전통시장에서 동백통 확장은 한계가 있고, 이대로는 소비자들도 동백통을 외면할 수 있다“며 ”동백통이 이미 안착한 대기업 플랫폼과 경쟁해 자리잡으려면 대대적인 시스템 보완과 적극적인 홍보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시는 시범운영 기간 동안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해 이달 중 동백통을 부산 전역에 정식 도입할 예정이다. 부산시 민생노동정책관 김경희 소상공인지원담당관은 “시범사업 중 단말기와 아이폰 주문에 일부 오류가 있었지만, 단말기 대신 포스기에 동백통 프로그램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보완하고, 시민 참여를 위해 가맹점을 늘리고 적극적으로 온라인 홍보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은샘·나웅기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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