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마다 되풀이되는 희망 고문” 거리 두기 연장에 자영업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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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다시 2주간 연장하자 대목을 날린 자영업자들은 좌절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가 내놓은 선 지급·후 정산 방식의 보상 대책에도 ‘결국은 줬다 뺏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

부산 부산진구 서면 한 고깃집 매니저인 전 모(25) 씨는 “거리 두기가 다시 강화되면서 하루 매출이 코로나19 한창 때와 마찬가지인 10만 원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죽지 못해 산다는 심정으로 장사를 이어나가고 있지만 앞이 너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선지급 손실보상금 500만 원
“사실상 마이너스 통장” 불만도

금정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박 모(54) 씨는 “오후 10시 정도로 영업시간이 연장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했지만 물거품이 됐다”며 “2주마다 뉴스만 기다리면서 희망고문을 당해야 하는 이런 짓을 언제까지 되풀이해야 하나”라고 하소연했다.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이정식 회장은 “이번 발표에서 인원제한이나 영업시간 둘 중 하나라도 조정되리라 생각했지만 결국 종전과 같이 유지됐다”며 “지금 같은 분위기가 명절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정부가 오는 설 명절 이전에 자영업자들에게 1분기 손실보상금 500만 원을 선 지급하기로 했지만, 현장에서 만난 자영업자들에게는 별다른 위안이 되지 못했다. 손실이 발생하기 전 보상금을 먼저 대출해 주고 추후 확정되는 손실보상금으로 대출액을 차감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대출금이 보상금보다 많으면 차액에 대해 연 1%의 이자를 쳐서 돌려줘야 한다.

수영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정 모(47) 씨는 “정부가 생색은 생색대로 냈지만, 사실상 마이너스 통장과 다를 바 없다”며 “앞선 사례들처럼 정부가 손실보상금을 제멋대로 후려친다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 김 모(44) 씨 역시 “주변 사람들이 ‘자영업자라서 500만 원 받겠네’ 하며 부러워하지만 실상은 그게 아니니 답답하다”며 “이런 식의 홍보는 일반 국민들과 자영업자를 ‘갈라치기’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될 정도”라고 말했다.

안준영·탁경륜 기자 j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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