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뚫린 철책… 여야 “경계 실패 근본 원인 조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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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명 월북, 군 3시간 동안 몰라

새해 첫날인 1일 우리 국민으로 추정되는 1명이 강원도 동부전선 22사단 지역 최전방 철책을 넘어 월북했다. 군 당국은 월북자가 일반전초(GOP) 철책을 넘을 당시 감시장비에 포착됐는데도 3시간가량 월북 사실을 몰랐다. 대북 감시망 허점이 노출되면서 군이 자랑하는 ‘과학화 경계시스템’ 중심의 감시체계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2일 “어제(1일) 오후 9시 20분께 동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미상 인원 1명을 감시장비로 포착해 신병 확보를 위해 작전 병력 투입해 DMZ 작전 중 해당 인원이 오후 10시 40분께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철책을 넘을 당시) CCTV에 포착됐는데 당시 CCTV 감시병이 인지하지 못했고 이후 재생 과정에서 월북 모습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감시장비가 이중으로 월북자를 포착하고 초동조치 부대가 출동까지 했지만 현장에서 ‘철책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 해당 부대가 철수하면서 신병확보에 실패한 셈이다. 사건이 발생한 22사단은 2020년 11월 북한 남성이 철책을 넘어 귀순했을 당시 광망(철조망 감시센서)이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드러나 한 차례 논란이 됐던 부대다.

2일 오후 5시 현재 월북자의 신원과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군 당국은 일단 군인이 아닌 민간인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탈북민 여부 등도 파악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함께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국은 월북자 보호 차원에서 이날 오전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대북통지문을 발송했지만 답신은 없는 상황이다.

여야 정치권은 반복된 경계 실패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평화번영위원회·국방정책위원회·스마트강군위원회는 성명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22사단 지역의 계속되는 경계 실패는 큰 문제”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황규환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책임자 일벌백계와 재발방지책 마련, 반복되는 경계 실패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 분석으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지형 기자 oa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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