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바이오의약품, 새로운 변화의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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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희 동의과학대학교 바이오생명제약과 교수

코로나19, 델타·오미크론 변이, 단계적 일상 회복, 포스트 코로나 시대….

지난 2년간 우리 일상생활은 송두리째 흔들렸다. 마스크 없는 외출은 상상조차 할 수 없으며, 드라마나 영화 속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대화하는 배우들의 모습이 낯설게만 느껴진다. 세계 경기는 어떠한가. 이제는 저성장이 아닌 변동성의 늪에 빠졌다. 시장은 연일 불확실한 변수에 요동치고, 국제 무역 망 붕괴에 따른 비용 상승과 과도한 재정지출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내년도 경기 전망 역시 밝지만은 않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바이오의약품 산업은 코로나 백신 및 진단키트, 치료제 수요에 탄력을 받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또한 바이오의약품 등 보건 산업 수출액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코로나로 빚어진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긴 어렵다. 이미 세계 제약산업 규모는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을 합친 것 이상이며, 특히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향후 6년간 연평균 두 자릿수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해 2026년 전체 의약품 시장 35%를 차지하리라 예측된다.

바이오의약품이란 사람이나 다른 생물체에서 유래된 것을 원료 또는 재료로 하여 제조한 의약품으로서, 생물학적제제, 유전자재조합의약품, 세포배양의약품, 첨단바이오의약품 등으로 나뉜다. 이를 아우르는 핵심 키워드를 꼽자면, 역시나 ‘단백질’이다.

단백질은 효소, 수용체, 호르몬, 항체 등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근육, 피부 등을 구성하는 핵심적인 고분자 유기물질이다. 20여 종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되며, 이들이 연결된 중합체의 규모에 따라 펩타이드와 단백질로 구분된다. 단백질은 세포 내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를 근간으로 RNA를 거쳐 탄생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단백질은 서로 맞물려서 움직이는 톱니바퀴처럼 자신과 유사한 굴곡을 가진 분자와 결합하여 다양한 상호작용을 한다. 문제는 암세포 또한 그러하다는 점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키트루다, 옵디보 등의 ‘항 PD-1 계열 면역항암제(항체의약품)’는 핵심 면역세포인 T-림프구가 암세포에 의해 무장해제 되는 작용기전을 역이용하는 혁신적인 치료법이다.

항체의약품은 암세포와 면역세포의 접촉을 차단하여 암의 증식과 성장을 막는 역할을 한다. 특정 암세포 박멸을 위한 첨단 무기를 아군에게 쥐여주는 셈이다.

단백질 특성을 이용한 바이오의약품은 기존 화학 합성의약품보다 부작용이 적을 뿐만 아니라, 암, 자가면역질환 등 현대 의약학이 해결하지 못하던 난치병의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다. 비교적 단기간에 만들어진 모더나·화이자 백신 역시 RNA 중 하나인 mRNA를 기반으로 개발된 치료제다.

이런 측면에서 바이오의약품 산업은 미래에 가장 주목받고 있는 산업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아울러, 기존 화학 공정 중심의 제약산업 판도마저도 뒤흔들고 있다. 국내 역시 정부와 기업 모두가 앞다퉈 이를 반도체 산업에 이어 차세대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이란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지금 일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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