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과제가 된 ‘살아남기’… 온라인 생태계 수익 모델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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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신년기획-포스트 코로나 시대 관광도시 부산]

부산 관광은 코로나 팬데믹에 꺾인 날개를 언제쯤 회복할 수 있을까.

가족과 연인의 손을 잡고 먼 이국으로 떠날 꿈을 꾸는 이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부산 관광업계는 ‘2022년 올해도 코로나와의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기보다 어떻게 해서든 포스트 코로나까지 관광업의 생태계를 보전하는 데 부산시와 모든 업체가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부산 관광업계 “올해도 코로나와 전쟁”
‘개점 휴업’ 상태 여행사 보전에 총력을
“혁신관광벤처에 집중 지원” 목소리 높아
파이 커지는 OTA 대응 적극 나서야


■생태계 유지를 위한 부산형 인센티브를

지난해 말 터져 나온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등장은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짓밟았다. 관광업계는 오미크론 전까지만 해도 빠르면 2023년 상반기 정도로 정상적인 관광 경기 회복을 기대했다. 그러나 오미크론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책이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이제 관광업계에서는 정상화까지 3년 이상을 내다보고 있다. 빨라도 2025년은 되어야 관광업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부산관광협회 김의중 사무국장은 “현재 부산 관광업계를 표현할 만한 단어를 짚어 보자면 ‘지속하다’라는 의미의 ‘서스테인(sustain)이 아닐까 싶다”며 “종전까지는 희망적인 상황을 의미하던 ‘지속’이란 단어가 이제 관광업계에서는 완전히 산업 활동이 정지된 상태로 이어지는 걸 의미하게 됐다”며 한숨을 쉬었다.

김 국장의 말처럼 부산 관광업계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점까지 생존할 수 있는 업체가 전체의 1할도 되지 않을 거라는 부정적인 전망만이 감돈다.

실제로 협회에 따르면 여행사는 ‘개점 휴업’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상태로 숨만 붙어 있다. 문을 닫고 싶어도 그동안 끌어다 쓴 부채를 해결하지 못해 사무실만 겨우 열어 놓고 있는 것이다. 여행사 대표만 일주일에 한 번 빈 사무실에 와서 밀린 우편물 확인하고 가는 게 일과라는 게 업계의 자조적인 평가다.

당장 현장에서는 관광업을 정부의 손실보상 대상에 포함시키고, 자영업자 수준의 피해 보상을 해 달라고 애원한다.

아울러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국내 관광객을 부산으로 끌어들이며 수익을 내는 업체는 집중적인 인센티브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들이 포스트 코로나 이후 부산 관광 생태계의 부활을 이끌어 갈 경쟁력 있는 업체라는 걸 위기 속에서 스스로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관광119위기대응센터 강석호 지원단장은 “올해 관광공사에서 혁신관광벤처로 선정한 업체 등 부산시는 현 상황에서 자생이 가능한 업체를 적극적으로 찾아내 지키고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당장은 지푸라기라도 집어넣어 불씨를 살려야 하니 재정적인 도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정부와 부산시가 관광업을 홀로 망하게 방치하지 않는다’는 신뢰를 꾸준히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장기적으로 관광업 변신 기회로 삼아야

방역당국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온탕과 냉탕을 오가면서 해외여행, 단체여행은 언감생심 불가능한 상황이다. 기존 관광업의 수익구조가 완전히 붕괴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미 국내 여행사 중 30%가 지난 2년 새 폐업했다는 통계도 보고된 바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비정한 각자도생의 시기를 부산 관광업이 다시 태어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종전의 업태를 바꾸지 않고서는 포스트 코로나까지 살아남는다 해도 그 이후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 이전부터 꾸준히 시장 점유율을 늘려온 OTA(온라인 여행사, Online Travel Agencies)에 대한 대응을 지역에서 지금이라도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

부산관광미래네트워크 이정실 이사장은 “메르스와 사스에도 관광업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데 3년이 넘게 걸렸는데 내년에 코로나 치료제가 나오고, 트래블 버블이 확대된다 해도 업계 입장에서는 ‘코끼리 비스킷’ 수준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이사장은 코로나19 이전 관광시장 점유율 60%를 넘어선 OTA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80% 이상까지도 급성장할 것으로 봤다.

이 이사장은 “OTA도, 항공사도, 현지의 랜드회사도 관광객을 직접 접촉해 영업을 하는 시대가 됐다. 관광업을 살려 놓는 동시에 이후 이들이 포스트 코로나까지 생존 가능하도록 새로운 수익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이 둘을 조화롭게 병행해 나가야 하는 게 2022년 관광업계 앞에 놓인 어려운 숙제”라고 짚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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