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조폭 심야도주극, 실탄으로 끝냈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9일 울산 추격전에서 경찰이 타이어를 향해 총기를 발사하고 있다. 울산 남부경찰서 제공

최근 경남 김해에서 흉기 난동을 부린 남성을 실탄 사격으로 제압했던 경찰이 울산에서도 심야 도주극을 벌이는 조직폭력배를 총격을 가해 검거했다. 올해 ‘인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난 여론에 직면한 경찰의 현장 대응이 한층 과감하게 변한 것이다.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도 환영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29일 울산에서는 마약에 취한 조직폭력배가 경찰과 영화를 방불케 하는 차량 추격전을 벌였다. 그는 차량 바퀴 등에 실탄 11발을 발사한 경찰에 결국 붙잡혔다.

29일 음주운전 신고 경찰 출동
잡고 보니 마약 취한 조직폭력배
추격전 과정서 실탄·테이저건
경찰, 강력 범죄 강경 대응 흐름

울산 경찰은 이날 오전 0시를 전후해 “음주운전을 하는 차량이 있는 것 같다”는 신고를 2차례 접수했다. 당시 외제차 한 대가 울산지검 주차장 입구 차단기를 파손하고 정차하던 중 곧바로 출동한 순찰차와 맞닥뜨렸다. 차량에는 운전자 A 씨와 20대 여성 한 명이 동승했고, 경찰관이 면허증 제시와 음주측정을 요구했다. A 씨는 별일 아니라는 듯 순순히 따랐다.

이때 경찰관이 면허증 사진과 A 씨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다 과거 강력팀 시절 마주쳤던 조직폭력배란 사실을 알아챘다. 공교롭게도 A 씨는 시간이 갈수록 언성을 높이며 흥분한 듯 비정상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경찰이 수상쩍은 기운을 감지하고 다시 음주측정을 시도하자 A 씨 태도가 180도 돌변했다. 그는 고성을 지르더니 차량을 출입구 쪽으로 빠르게 몰았다. A 씨는 퇴로를 막아선 순찰차까지 밀어버리고 청사 밖으로 도주했다.

경찰은 A 씨가 위험인물인 만큼 가용 인원을 총동원해 추격에 나섰다. 동승자가 가족인지, 납치 피해자인지 알 수 없었고, 흉기 소지 여부 등 모든 가능성을 고려한 판단이었다.

도주 차량은 울산시청 별관 주차장에서 경찰 차량이 퇴로를 차단하자 주차된 다른 차량과 순찰차 등을 들이받으며 여러 차례 도주를 시도했다. 경찰은 공포탄 4발에 이어 실탄 11발을 타이어 쪽으로 발사해 차량을 멈춰 세웠다. 조수석에 탔던 20대 여성이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온 틈을 타 경찰관들이 창문을 깨는 등 A 씨를 덮쳐 끌어내렸다. A 씨의 저항이 계속되자, 경찰은 테이저건을 쏴 제압했다.

이날 경찰의 검거 과정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자 시민들 반응 또한 뜨겁다. 온라인에서도 ‘강력 범죄는 이처럼 강력히 대응해야’ 등 경찰 대처에 박수를 보내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부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경찰 역량 강화와 구체적인 보완책 마련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