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 건네고 사라진 샛별야학교 기부천사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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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개교해 600명 이상의 만학도를 길러 온 부산 사상구 샛별야학교가 최근 건물 노후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부산일보 12월 15일 자 1면 등 보도)이 전해진 후 야학교에 사용해 달라며 500만 원의 기부금을 전달한 기부 천사의 정체가 밝혀졌다. 사상구청은 지난 24일 사상구청에서 샛별야학교 기부금 전달식을 개최하고 기부금 500만 원을 전달한 박태석(58) 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식 샛별야학교 교장이 참석해 직접 기부금을 전달받았다.

500만 원 기부자는 박태석 씨
“군 시절 야학 교사 경험 있어”

IBK기업은행 사상지점에서 26년째 근무하고 있는 박 씨는 지난 15일 사상구청을 찾아 샛별야학교에 사용해 달라며 500만 원짜리 수표가 든 봉투를 담당 공무원에게 건넸다. 직원이 연락처와 이름 등을 물었지만 박 씨는 답 없이 자리를 떴다.

하지만 사상구청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박 씨를 찾았고 결국 박 씨의 승낙을 받아 전달식을 열었다. 사상구청 여운철 구청장 권한대행은 “구청이 기부금을 받아 야학교에 전달하기 위해서는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해 어려움이 있었고, 따뜻한 소식을 알리고 직접 감사 인사를 드리려고 (박 씨를) 찾았다”고 말했다.

군 복무 시절 야학에서 2년 가까이 교사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박 씨는 평소 야학교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88년 서울의 한 야학에서 2년 가까이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쳤다. 박 씨는 이 기간 큰 보람을 느꼈으며 서로 돕고 사는 삶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후 그는 10여 년 전부터 자신의 모교인 대구대에 매년 300만 원의 장학금을 기부해 현재까지 누적 5000만 원 이상을 기록하는 등 나눔에 앞장서고 있다.

박 씨는 오랫동안 금융기관에서 근무하면서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했다. 박 씨는 “기부에는 큰돈이나 큰 결심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믿는다”면서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작은 나눔들이 모여 큰 힘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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