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집단 살해 뒤 불태워… 도 넘은 미얀마 군정 ‘잔혹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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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사정부의 잔혹한 민간인 살상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민간인 30여 명의 시신이 불에 탄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30명은 전투를 피해 피난을 가던 민간인으로 이 중에는 노인과 여성, 어린이들도 있었다. 인권단체들은 크리스마스 기간 발생한 최악의 사건이라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인·여성·어린이 등 30여 명
전투 피해 피난 가던 중 참변
세이브더칠드런 직원 2명 실종
미국 등 국제사회 “살상 중단을”

26일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시민단체인 카레니 인권 그룹은 카야주의 프루소 마을 부근에서 노인과 여성, 어린이 등 난민 30여 명의 시신과 차량이 불에 탄 채 발견됐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러면서 희생자들은 미얀마군에 의해 전날 총격에 의해 살해된 뒤 불태워졌다고 덧붙였다. 카레니 인권 그룹의 반야르 쿤 아웅은 “크리스마스 기간에 발생한 극악무도한 범죄이자 최악의 사건”이라면서 “우리는 학살을 반인도적 범죄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정에 맞서고 있는 대표적인 소수민족 무장단체 중 하나인 카레니민족방위군은 희생자들이 소속원이 아니라 난민들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마을 주민은 전날 불이 난 것을 알았지만 교전이 계속되고 있어 현장에 갈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 아침에야 가 보니 시신들이 불에 타 있었고 어린이와 여성의 옷가지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있었다”고 말했다.

한 단체의 사령관은 로이터통신에 익명을 요구하며 “어린이, 여성, 노인 등 시신의 크기가 모두 다르다는 사실에 우리는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AP통신에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목격자는 “시신은 밧줄에 묶인 채 불에 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제구호개발 NGO(비정부기구) 세이브더칠드런은 성명을 내고 미얀마 현지 직원 2명도 실종됐다고 발표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인근 지역에서 인도적 대응활동을 한 후 휴가를 위해 집으로 돌아가던 직원 2명이 사고에 휘말려 행방불명”이라면서 “직원들의 개인 차량이 공격을 받고 전소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는 그러나 무기를 든 반군 테러리스트들을 공격한 것이라고 관영 매체를 통해 주장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미얀마 군정을 향해 반군부 세력을 포함한 민간인에 대한 살상 행위를 중단하라면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앞서 미국과 유엔은 이달 초 미얀마 중부 사가잉 지역에서 10대와 장애인을 포함한 주민 11명의 시신이 불에 탄 채 발견됐다는 현지 매체의 보도가 나오자 일제히 규탄 성명을 낸 바 있다. 공동성명은 “우리는 군부정권이 카렌주와 전국에 걸친 무차별적인 공격을 즉각 중단하고 국제법에 따라 모든 민간인의 안전을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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