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신춘문예-동화 심사평] 문장 흔적에서 치열한 습작 생활 엿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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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동문학 부문 응모작은 동시 745편, 동화 216편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응모하여 아동문학 지망생들의 뜨거운 신춘문예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동시는 예년보다 크게 늘었으나 동심을 바탕으로 한 문학성과 재미, 참신함은 보기 어려웠다. 동화 또한 응모작이 많아 기대가 컸다. 그러나 대부분 문장력은 좋으나 아동문학을 모르는 응모자가 더러 있었으며, 소재를 부리는 능력이 미흡하여 조금 더 연마하면 좋은 작품이 탄생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을 다루는 작품이 많아 코로나19로 인한 불안한 시대가 동화에도 나타나 안타까웠다.

최종심에 오른 동시 ‘반달’과 ‘수련’은 동심의 상상력을 건드려 신선했고, ‘반짝이 신호’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순간 포착하여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그러나 같이 보낸 작품이 고르지 않아 아쉬웠다. 최종심에 오른 동화는 ‘용기 내 몽고’ ‘그림자 통조림’ ‘내일 일기’였다. ‘그림자 통조림’과 ‘내일 일기’는 참신하고 독창적이긴 했으나 작품을 끌고 가는 힘이 작위적으로 다가왔다. 그림자를 꼭 사야 할 절실함이 부족했고, 또 학원을 안 다니면 공부를 못한다는 발상은 좀 더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내일 일기’는 용기없는 아이가 내일 일어날 일을 미리 일기에 쓰며 용기를 키워가는데, 쓸 때마다 하고 싶은 대로 다 이루어져 처음부터 당당한 아이가 아니었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당선작 ‘용기 내 몽고’는 버림받고, 쫓겨나고 보잘것없는 존재들이 서로를 위하며 살아가는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문장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인 흔적에서 치열한 습작 생활이 엿보였다. 당선자에게 축하를 보내며 응모자 모두에게 꾸준한 정진을 바란다. 심사위원 구옥순·안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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