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아픈 무릎 보호하려던 고민이 창업으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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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TP와 함께 달린다] 3. 티에이치케이컴퍼니 신종호 대표

신종호 티에이치케이컴퍼니 대표가 직접 개발한 장기요양기관 통합관리시스템 ‘이로움’ 패널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오랫동안 농사를 지어서 무릎이 안 좋은 어머니를 위해 무릎 보호 관련 제품 개발을 고민한 것이 창업의 계기입니다. 누구나 노인이 되고 언젠가는 누구나 다 복지용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이제는 복지용구 개발과 판매에서 나아가 고령화 시대 장기요양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부산 금정구 (주)티에이치케이컴퍼니(THK company) 본사에서 만난 신종호(49) 대표의 말이다. THK는 ‘Think of Thanks’의 약자로 ‘감사함을 생각하는 기업’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복지용구 전문 제작업체이다. 복지용구란 지팡이부터 손목·허리보호대, 화장실 내 설치하는 안전 손잡이, 휠체어, 침대 등 노인에게 꼭 필요한 생활 용품이다.

회사 다니다 ‘1인기업’으로 출발
2014년 복지용구 개발·판매 시작
장기요양 토털 솔루션 기업 도약
8년 만에 300억 원 대 매출 껑충
구입·대금 납부 ‘따로 구조’ 불편
원스톱 통합시스템 ‘이로움’ 도입


신 대표는 원래 대기업 증권회사와 중소기업 투자전략실장으로 근무하다 2014년 1인 기업으로 티에이치케이컴퍼니를 창업했다.

1인 기업으로 출발했지만 8년 만에 회사 규모는 비약적으로 커졌다. 지난해 120억 원 대였던 매출이 올해 300억 원 대로 급성장했다.

“처음부터 쉬웠던 것은 아닙니다. 하이테크 무릎 보조기 개발을 위해 2년 가까이 매달렸는데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죠. 그런데 목욕이나 보행 같은 일상 생활을 위해 필요한 노인 복지용구 시장이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시중에 나와있는 복지용구보다 개선된 4종류의 복지용구를 개발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탄생한 목욕의자로 첫 매출이 나온 게 2016년 9월이었습니다.”

노인장기요양법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한 18개 복지용구 품목 구매 시, 거동이 불편한 65세 이상 노인 1명 당 매년 160만 원까지(자기부담금 포함)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다 보니 불편한 점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복지용구 지원 신청을 하게 되면 건강관리보험공단에서 나와서 실제로 복지용구가 필요한지 등급 평가를 하게 됩니다. 1~5등급까지 등급을 받은 수급자가 공단에서 지정한 복지용구사업소에서 제품을 살 수 있는 구조입니다. 물건을 사는 사람은 수급자인데 막상 판매한 사업소에서 대금은 건보공단으로부터 받다보니 여러가지 불편한 점이 눈에 보였습니다.”

복지용구 개발에 집중하던 신 대표가 플랫폼으로 눈을 돌린 계기다. 현재 보건복지부 지정 18개 품목에 441개 제품이 지정돼 있는데, 이를 판매하는 복지용구사업소는 전국에 1450여 곳이다. 대부분 사업소 규모가 작다 보니 품목이 한정돼있고, 대금을 받기 위해 건보공단 서류 제출도 효율적 관리가 아닌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는 게 현실이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장기요양기관 통합관리시스템 ‘이로움’이다.

“2019년 산업자원통상부 기술개발사업을 따내면서 21억 원으로 플랫폼 ‘이로움’을 개발했습니다. 대부분의 오프라인 기반의 사업소를 온라인으로 옮겨 수급자가 간편하게 신청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고, 사업소는 사업소대로 원스톱으로 대금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이로움’은 올 5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수급자에게 맞는 요양보호사나 요양시설을 매칭하고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티에이치케이컴퍼니는 부산테크노파크 부산지역 스타기업 육성사업을 통해 R&D 컨설팅, 특허, 마케팅에 대한 지원을 받았고, 부산대 효원창업센터에서 창업 지원을 받았다. 2019년 부산벤처기업인상 대상을 수상했으며, 지난해는 BNK벤처투자와 이노폴리스로부터 각각 15억 원과 1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올렸다. “올해까지 8년 동안 넷플릭스 드라마 시즌 1의 8화까지 마무리를 했다면 시즌 2는 내년부터 5년 동안 어르신을 위한 제대로 된 플랫폼 시대를 연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끝

글·사진=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이 기획은 (재)부산테크노파크와 부산일보가 공동으로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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