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마트 동래점-명륜1번가 ‘10년 우정’ 또 빛났다 마트, 상가 축제 참여업소 고객에 주차장 선뜻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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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마트 동래점이 ‘명륜1번가 희망의 빛거리 축제’에 맞춰 번영회에 주차장 693면을 전면 개방하는 통큰 결정을 내렸다. 메가마트와 명륜1번가 번영회는 축제가 끝날 때까지 서로 손님에게 할인 쿠폰도 끊어주며 연말연시 특수를 함께 누리기로 했다. 메가마트 제공

동장군의 습격으로 움츠러든 연말에 부산의 한 대형 마트와 인근 상가의 따뜻한 포옹이 작은 온기를 보탠다.

메가마트 동래점은 이달 막을 올린 ‘명륜1번가 희망의 빛거리 축제’가 끝나는 내년 2월까지 명륜1번가 참여업소의 영수증을 지참한 고객에게 마트 주차장을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1급지 주차장 693면을 3시간 동안 자유롭게 쓰도록 빗장을 푼 것이다.

희망의 빛거리 축제 끝날 내년 2월까지
연말연시 특수 주차난 상가 측 ‘환호성’
상대 고객에 ‘할인 쿠폰’ 맞지급도 결정

연말연시 특수를 앞두고 부족한 주차 공간에 애먹던 명륜1번가 번영회는 환호성을 내지르고 있다. 명륜1번가에서 19년째 음식점을 운영해온 최백량 대표는 “가게 앞에서 주차장을 묻는 손님에게는 망설이지 않고 ‘메가마트 가시라’ ‘식사하고 마트에서 꼭 쇼핑도 하고 가시라’고 말한다”며 “바로 이런 게 상생 아니겠느냐”며 웃었다.

메가마트 동래점과 명륜1번가 번영회는 10년 넘게 공생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2010년 메가마트가 2층에 있던 식당가를 자진해서 폐쇄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먹거리 영업까지 대형 마트가 독식하는 건 상도의에 맞지 않는 처사라는 게 이유였다.

고객과 상품이 겹치면서 삭막한 경쟁 관계가 될 수도 있었지만, 이 일을 계기로 양측은 상생의 스킨십을 시작했다. 명륜1번가 번영회는 그로부터 2년 뒤 화답의 메시지를 전했다. 2012년 명륜1번가 700여개 업소가 동래시장과 합심해 당시 대형 유통업체 영업시간 제한을 내용으로 하는 조례를 제정 중이던 동래구청에 ‘메가마트를 예외조항으로 둘 것’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하고 나선 것. 번영회 덕에 메가마트는 전국 대형 마트 중에서도 이례적으로 심야 영업시간을 지켜낼 수 있었다.

그간 단체 봉사활동 등 상생의 끈을 놓지 않던 마트와 번영회는 이번 1급지 주차장 개방으로 9년 만에 다시 한번 따뜻하게 포옹했다. 메가마트 동래점 김건형 점장은 “사실 마트 입장에서는 축제에 금전적인 지원이 가장 속편한 방법이지만 그래도 10년간 스킨십을 해 왔는데 그렇게 건성으로 임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며 “번영회 상인들이 뭘 가장 절실하게 원할까를 고민하다 주차장 전면 개방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메가마트 동래점과 명륜1번가는 이참에 명륜1번가 고객에게는 메가마트 5000원 할인 쿠폰, 반대로 메가마트 고객에게는 하루 1만 명 씩 명륜1번가 10% 할인 쿠폰을 맞지급하기로 하는 결정까지 내렸다.

명륜1번가 박달흠 번영회장은 “자동차도 속도가 날수록 멀리 봐야 하듯 이제는 사회 전반에 걸쳐 상생의 폭넓은 시야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7년째 회장을 맡고 있지만 주차장 문제는 아무리 노력해도 풀리지 않는 숙제였는데 빛거리 축제 성공을 위해 메가마트에서 큰 배려를 해 줬다”며 “큰 관공서도, 대형 유흥시설도 없었던 명륜1번가가 부산의 대표 상권으로 성장한 건 오로지 상생과 협력 덕분이었다”고 강조했다. 권상국 기자 k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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