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맞으러 갔다가 보이스피싱범 검거한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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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은행 업무 시간인데 저 사람은 왜 큰돈을 현금인출기로 입금하고 있지? 혹시?’

15일 오후 부산 연제경찰서 수사심사관 정찬오(59) 경감은 연제구 연산동 한 은행 현금인출기 부스를 지나치다가 5만 원권을 쌓아놓고 입금하느라 분주한 사람을 목격했다. 정 경감은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맞으러 가는 길이었다.

그는 보이스피싱범임을 직감하고 112에 먼저 신고했다.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벌어야 하는 상황. 그는 부스 문을 두드리며 “나도 급한데 왜 많은 돈을 여기서 입금하느냐”고 따졌다. 당황한 A 씨는 입금을 멈추고 정 경감과 실랑이를 벌였다. 그 사이 연제경찰서 토곡지구대와 강력팀 형사들이 현장에 도착했고, 보이스피싱 전달책인 20대 A 씨를 사기 등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35년 경찰 생활 중 26년을 수사 부서에서 근무한 정 경감은 정년을 1년 앞둔 베테랑이다. 그의 날카로운 눈 덕분에 보이스피싱범을 검거하고 피해 금액 2400만 원 중 미처 송금하지 못한 2200만 원도 피해자에게 돌려줄 수 있게 됐다. 정 경감은 “일반 시민들도 수상한 상황을 마주하면 112에 먼저 신고해달라”고 밝혔다. 손혜림 기자 hyerim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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