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러 동시에 몰아붙이는 역사적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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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 화상 정상회담에서 반미 전선에서 힘을 모으기로 의기투합한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는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동시에 지나치게 몰아붙이는 역사적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며 미국을 압박했다. 매체는 “중국과 러시아가 손을 잡는 것은 워싱턴에 악몽”이라고까지 하며 중·러 공조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중국 관영 영자지인 글로벌타임스는 중·러 정상회담에 대해 쓴 16일자 사설에서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동시에 지나치게 몰아붙이는 역사적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며 “중·러가 국제규범을 어기고 국제질서에 도전한다는 거짓말을 날조해 서구를 중국·러시아와의 위험한 충돌로 내몰고 있다”고 썼다.

중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
“강대국 압박은 나쁜 선택” 보도
시진핑-푸틴, 협력 강화 뜻 모아

이어 “중국과 러시아를 동시에 봉쇄하는 것은 오만한 생각”이라며 전력 면에서는 미국이 유리하지만 중국이나 러시아 어느 쪽을 상대로도 압도적 승리를 거둘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러 가운데 한쪽과 전략적 충돌을 하면 미국은 감당하기 힘든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가 손을 잡는 것은 워싱턴에 악몽”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는 “강대국을 위협하고 압박하는 것은 나쁜 선택이며 두 개의 강대국(중·러)에 대항해 그렇게 하는 것은 특히나 현명하지 못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다른 강대국들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세계의 초강대국은 오로지 힘에 사로잡혀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매체는 중·러 양국의 올 1~11월 교역액이 8430억 위안(약 156조 원) 이상으로 집계돼 작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사실 등 양국 간 협력 확대 양상을 소개했다.

한편 15일 오후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열고 미국 주도의 반중·반러 전선에 맞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미명 아래 특정 국제 세력이 중국과 러시아의 내정에 독단적으로 간섭하고 있다”며 “한 국가가 민주적인지, 민주주의를 어떻게 실현할지는 자국민만이 판단할 수 있다”며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패권적 행위와 냉전적 사고방식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중국과 러시아는 쌍방의 안보 이익을 보다 효과적으로 지키기 위해 더 많은 공조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러 관계를 ‘21세기 진정한 국가 간 협력의 모범’이라고 표현하면서 양국이 내정 불간섭과 상호 이익 존중을 바탕으로 새로운 상호작용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이끄는 역내 안보 협력체 쿼드(미국, 일본, 호주, 인도)와 오커스(미국, 영국, 호주)를 겨냥한 듯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어떤 형태의 소집단 형성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으며 대만 문제에 대해 중국 정부의 정당한 입장을 확고히 지지한다고 했다. 시 주석 역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을 막으려는 푸틴 대통령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했다고 러시아 크렘린궁이 전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만나기로 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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