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택시 기본료, 3800원으로 올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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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택시 기본요금이 4년 만에 인상된 15일 금정구 스포원 일대에서 미터기 조정에 나선 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다. 이날부터 중형택시 기준 기본요금이 3300원에서 3800원으로 인상됐다. 강선배 기자 ksun@

“오늘부터 택시비 500원 올랐습니다.”

15일 오후 1시께. 부산 수영구 광안동에서 택시에 타자마자 운전사 엄용성(56) 씨가 말했다. 기본요금이 3300원으로 찍힌 미터기를 아직 교체하지 않아, 요금 인상 사실을 모르는 손님들 중 택시요금이 미터기 금액과 다르다고 항의하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엄 씨는 목적지에 도착하자 미터기에 찍힌 4500원에 500원을 더한 5000원을 카드단말기에 입력했다.

4년 만에 요금 500원 인상
21일까지 미터기 교체 완료

15일부터 부산 택시 기본요금이 일제히 올랐다. 중형택시 기본요금은 3300원에서 3800원으로, 모범택시와 10인승 이하 대형 승용택시의 기본요금은 5000원에서 6000원으로 인상됐다. 다만 거리와 시간요금은 종전과 같이 유지된다. 택시 기본요금 인상은 2800원에서 3300원으로 인상된 2017년 이후 4년 만이다.

현재 부산 시내 택시 중 6000여대가 기본요금이 변경된 미터기로 교체했다. 개인택시는 17일까지, 법인택시는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미터기 교체를 완료할 예정이다. 부산에서 운행 중인 택시는 개인택시 1만 3000대, 법인택시 7000대를 합쳐 총 2만여 대다.

아직 미터기를 교체하지 못한 택시를 탄 승객들은 달라진 요금에 당황하기도 했다. 시민 박 모(68) 씨는 “5000원으로 찍혔는데 기사가 5500원을 요구해 놀랐다”며 “기본요금이 인상된 줄 몰라서 택시기사가 임의로 요금을 더 받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번 인상은 택시업계의 경영난에 따른 것이다. 2017년 택시요금 조정 이후 인건비와 연료비 등이 올라 업계 경영 상황은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이에 부산시는 지난 1일 물가대책위원회를 열어 기본요금 인상을 발표했다.

당초 택시조합은 30% 인상율을 제시했으나 무산됐다. 개인택시조합 김호덕 이사장은 “연료비가 최고가를 웃돌고 있어 업계에서는 500원으로는 부족하다는 여론이 많다”며 “기본 거리의 손님 두 명을 태워도 9000원 국밥 한 그릇 값도 안 나오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택시기사들도 주행요금이 아닌 기본요금 인상이 아쉽다는 입장이다. 택시기사 엄 씨는 “거리나 시간요금이 인상되면 먼 거리를 갈수록 요금이 오르지만, 지금은 아무리 멀리 가도 500원만 오른 수준”이라며 “요금 인상이 크게 체감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요금 인상에 대해 불만을 보이는 시민들도 나온다. 시민 박 모(76) 씨는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택시 요금 3800원이 비싸진 않지만, 거동이 어려워 택시를 자주 타는 노인들에게 왕복요금을 생각하면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며 “앞으로 택시 이용을 줄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시 박진옥 교통국장은 “택시업계의 열악한 여건을 감안해 불가피하게 인상하게 됐지만, 시민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행요금은 동결하고 2년 전 요금을 인상한 수도권 수준으로 기본요금만 인상했다”고 말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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