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위드 코로나 중단, 다시 시험대 오른 K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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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총리가 더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조치를 예고했다.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을 크게 축소하고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도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방역강화 조치는 17일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렇게 되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은 사실상 중단되는 셈이다. 정부는 10여 일 전에 사적 모임 인원을 축소하고 방역패스를 확대하는 등 전국적 방역을 한층 강화했던 터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위중증 환자 숫자가 연일 최고치를 넘어서자 어쩔 수 없이 위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정부가 자랑하던 K방역이 풍전등화의 위기를 맞은 것이다.

김 총리, “더 강력한 거리 두기 강화” 예고
느슨한 대응으로 골든타임 놓치지 말아야

근래 코로나19 확산세는 가히 두려울 정도다. 신규 확진자는 연일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 치우는 중이다. 7000명을 넘더니 이제는 8000명에 육박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1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특히 우려되는 건 위중증 환자 증가 양상이다. 엊그제 900명에서 금세 1000명을 넘길 기세다. 그 여파로 의료 대응 여력은 한계치에 다다랐고, 이제는 코로나19와 무관한 일반 환자의 진료 차질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수도권이 심각하다지만 지방도 상황이 엄혹한 건 마찬가지다. 부산의 경우 하루 확진자 350여 명을 초과했고 재택치료자도 1100명을 넘기는 등 최근 며칠 새 사태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지금의 사태는 정부 탓이 크다는 지적이다.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급증으로 의료 현장에서는 방역체계 붕괴를 경고하면서 더 이상 버틸 수 없으니 위드 코로나를 당장 멈춰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졌다. 하지만 정부는 상황을 지켜보자며 유보적인 입장을 견지했는데, 그나마 여론에 떠밀려 내놓은 게 지난 6일의 ‘4주간 특별방역대책’이었다. 그러나 대책 발표 불과 1주일 만에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가 역대 최다치를 찍었고, 이 때문에 정부가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만 해도 세계적 방역대응 수준임을 강조하던 정부가 근래 결정적인 순간에서 이해 못 할 난맥상을 보인 것이다.

총리가 이번에 더 강력한 거리 두기를 예고한 것은 정부의 판단이 잘못이었음을 자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패착은 소상공인들의 피해와 국가 경제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충분한 준비 없이 위드 코로나를 시행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사실이 그렇다고는 해도 언제까지 잘잘못을 따지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금의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가용한 모든 수단과 자원을 총동원해 하루빨리 대응책을 제시해야 한다. 지난 K방역의 성과에만 매몰돼 또다시 느슨한 대응으로 일관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방역 강화 조치로 피해가 예상되는 이들에 대한 세밀한 보상책 마련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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