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계는 전기차 모빌리티 기술전쟁 중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박익민 부산 산학관 융합포럼 이사장

현재 지구상에는 14억 대에 달하는 자동차가 달리고 있고, 매년 9000만 대 정도의 신차가 판매되고 있다. 2020년 완성차 업체의 신차 판매 실적을 보면, 폭스바겐이 931만 대 판매하여 1위, 도요타가 890만 대 판매로 2위, 그리고 우리나라의 현대차는 652만 대 판매하여 5위를 차지하였다. 전기차 생산의 선두주자인인 테슬라는 44만 대를 판매하였지만, 주식의 시가 총액은 올해 1조 달러를 상회하여 전 세계 상위 9개 완성차의 시가 총액을 합친 것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의 시가 총액이 이처럼 엄청난 규모로 커진 이유는 혁명적인 혁신기술의 도입과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 하이퍼루퍼 등 미래 기술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평가되고 있다.

주식의 시총 규모가 2위인 도요타는 올해 9월 탄소 배출이 하이브리드의 1/3인 전기차를 내년부터 본격 출시한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화재 위험성이 적은 전 고체 배터리 적용과 2020년대 후반까지 배터리 가격의 50% 절감 목표를 발표했다. 모빌리티 개발을 위해 다른 회사와의 협력과 인수 합병도 강화하고 있다.

유럽에서 지난해 전기차 판매 1위를 한 폭스바겐은 환경차 전략에서 수소차 개발을 배제하였다. 대신에 향후 자동차 개발을 순수 전기차로 일원화하면서, 2030년에는 자사판매의 50%를 전기차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제조원가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는 현재 우리나라의 LG에너지솔루션, 삼성 SDI, SK 이노베이션, 중국 CATL에서 공급받고 있으나, 향후는 노스볼트사와 합작하여 독일에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하였다. 아웃소싱을 통해 조달하던 반도체 부품 역시 자체 해결을 위해 200명의 전문가를 채용하였고, 연말까지 소프트웨어 인력을 5000명으로 늘릴 계획으로 있다.

신 모델 전기차의 개발은 기존 다임러, BMW, 현대 등의 완성차 외에도 신생 업체도 활발하다. 최근 루시드 사는 테슬라 출신엔지니어들이 힘을 합치고, 사우디 왕세자의 200억 달러의 투자를 받아, 1회 완속 충전으로 800km 넘게 주행할 수 있는 2억 원대의 프리미엄 전기차를 1만7000 대 이상 선주문 받고 있다. 아마존 전기차로 불리는 리비안 차는 MIT 출신 엔지니어가 스타트업한 회사로, 주행거리 50km의 픽업트럭 출시하면서 테슬라와 본격 경쟁에 들어갔다. 각종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공룡 IT 기업인 애플도 전기차 생산을 착착 진행시키고 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전기차와 모빌리티의 본격적인 세계전쟁이 시작되었다. 한국 자동차산업은 전후방 연관효과가 가장 큰 산업으로, 이러한 기술전쟁에 뒤처지면 우리 경제는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전기차 관련하여 우리나라의 배터리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이러한 경쟁력을 앞으로도 계속 유지하려면, 리튬, 코발트 등 배터리 소재의 공급망 확보와 전 고체 배터리의 특허 확보 등이 필수적이다. 반면에 자율주행을 위한 시스템 반도체 소프트웨어기술은 선두 주자에 비해 많이 뒤처져 있으나, 최근 삼성전자가 차량 두뇌에 해당하는 AP 반도체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하니 거기에 기대를 걸어야 할 것이다.

시총 규모가 10위권 밖에 있는 현대차의 경우, 대규모의 연구개발비와 기술 인력이 요구되는 치열한 기술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배터리와 전자회사 등과의 단순한 협력 관계를 넘어 합작 개발 드림팀을 만들면서 개발인력의 저변 확대를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전기차와 자율 주행차로의 전환에 따른 생산인력 감축과 기술인력 증가에 대한 노조의 이해는 필수적이다. 더욱이 중요한 것은 자동차 인력 양성으로, 교육시스템의 변화와 스타트업 배출을 위한 대학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제 시대에 맞지 않는 현재의 내연기관 중심의 교육과정을 완전히 바꾸어야 할 것이다. 차량 소프트웨어의 설계, 신소재 부품의 창의적 개발이 가능하도록 대학에서는 융합 커리큐럼 편성을 위한 기존의 교육 과정의 파괴적인 혁신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